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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광주 민심은 '지민비조'…"조국이라면 검찰 심판 않겄소"



국회/정당

    [르포]광주 민심은 '지민비조'…"조국이라면 검찰 심판 않겄소"

    민주당엔 '묻지마 지지' 새 인물 조국엔 '정권심판' 기대 "나라도 뽑아야지"
    조 대표에 대해 "檢 탄압 받아…검찰개혁 적임자"
    조국, '정권 심판' 동의할 수록 '기대'…대학생 사이에선 '입시비리' 악재
    반대로 '더불어민주연합' 존재감 약세 "거기에 조국이 있나요?" 묻기도
    현역 8명 중 7명 '컷' 광주 시민 사이에선 "현역 의원 '심판론' 우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무조건 응원하지만 조국은 큰일을 해블 것 같아서 나라도 뽑을라고요"

    총선이 1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의 '조국 돌풍'이 심상치 않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만으로 과반이 되어야 한다"며 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지지를 연일 호소하지만 '텃밭' 광주에선 "나라도 조국을 뽑겠다"는 분위기가 유행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취재진과 만난 대부분의 광주 시민들은 조국 대표를 향해 "검찰에 의해 자신과 가족까지 탄압 당한 안타까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조 대표가 강력한 의지로 검찰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적임자'란 기대도 엿보였다.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고 '정권심판'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민일수록 조 대표에 거는 기대가 높았다. 최근 그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강한 주장을 하는 것을 두고는 "민주당에서는 차마 말 못하는 것들을 시원하게 말 해주지 않냐"라며 통쾌하단 반응도 줄을 이었다.
     

    光州 들불처럼 번지는 '지민비조'…"싸울 수 있는 인물은 조국"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자 등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정권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자 등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정권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전남대학교 선거 유세 현장에서 만난 40대 박모씨는 지난 대선 때 이 대표가 패배한 이후 큰 실망감에 정치에 관심을 껐다가 최근 다시 기대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박씨는 "조국 등장에 드디어 기대를 걸어볼 사람이 생겼다. 최근엔 하루종일 뉴스만 찾아보고 있다"며 "조국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개혁을 해보겠다는데 밀어줘야지. 민주화의 본고장인 광주 사람으로서 어떻게 돕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소장으로 근무하는 민주당원 추모(59)씨도 "요즘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지지)'가 유행어"라며 "민주당은 못하는 것들을 조국은 해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추씨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것이 더불어민주연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너무 거대 정당이다 보니 조국처럼 화끈하게 싸우기 힘든 상황이 많지 않겠나"라며 "근데 조국은 한 몸 불사지를 각오로 덤비고 있다"고 했다.
     
    또 조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데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같은 뿌리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멀리 내다봤을 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같이 가게 될 것 아닌가. 이재명 대표 다음 대권 주자는 조국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6~18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은 29.8%로 더불어민주연합의 17.9%에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호남권으로 압축해 봤을 땐 조국혁신당 지지도가 42.0%로 압도적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보여주듯, 더불어민주연합에 대해선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도 읽혔다. 20년째 광주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60대 박기홍씨는 취재진이 민주연합에 대해 묻자 "거기에 누가 있는가. 조국이가 거기에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당 따로 있고 민주연합당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거 같나"라며 "아무리 민주당을 지지한다지만 사람을 보고 뽑을 것인데 거기엔 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학생들 사이에선 '입시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은 조국 대표에 정을 붙이기 어렵단 반응도 있었다. 전남대 화학공학과에 재학 중인 남학생 이재영(22)씨는 "이번에 두 번째 선거인데 입시 비리 의혹으로 재판받는 조 대표를 지지하긴 어렵지 않겠나"라며 "지역 분위기상 국민의힘은 말도 안 되고 거대양당 아닌, 청년을 공략하는 개혁신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지역구 현역 대부분 '컷오프' 광주…"심판할 줄 아는 '주권자' 정치"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합동 선대위 회의.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합동 선대위 회의. 연합뉴스
    이날 광주에서 만난 대부분의 지역민들은 지역구 의원 8명 중 7명이 컷오프된 공천 결과를 두고 현역 의원에 대한 '심판'이라는 평가를 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천'이라는 일각의 비판 목소리는 광주에선 듣기 어려웠다. 이 같은 공천 결과를 두고 '냉철하게 심판할 줄 아는 주권자 정치'라며 자부심을 나타내는 지역민들도 다수 있었다.
     
    광주 동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민주당 지지자 변모(31)씨는 호남지역 비명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거론하며 "왜 민주당을 갈라치려고 하냐"며 "안에서 싸우느라 윤석열 정부 비판은 지지부진된 것 아닌가. 정확한 평가로 가감 없이 물갈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에 결혼해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김수지씨도 "일 안하고 갈라치는 정치는 질색"이라며 "권력이 그런 것 아닌가, 과거에도 당 대표에게 무조건 적인 반기를 든 사람은 결국 배제됐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에 중진 의원이 양성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었다. 광주 양동시장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70대 홍모씨는 "광주가 최근 몇 번의 선거에서 매번 물갈이 되는 바람에 한 지역에서 오래 일하는 의원이 없다"며 "지역에 바라는 것이 있어도 4년이 지나면 새로운 사람이 당선되는데 이래서 광주가 개발도 안 되고 소외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한편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10.3%), 무선 ARS(89.7%)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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