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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3선 도전' 유동수 VS '이재명 멘토' 최원식…계양갑 맞대결

민주당 6연승 텃밭…선거구 조정 이후 '숨은 격전지'로 급부상
최근 선거 민주-국힘 후보 득표율 격차 0.5%p
친구에서 적으로…전·현 민주당 의원의 '한판 승부'
최원식 "특정 계파·정당 일색 정치 지형 바꿔야"
유동수 "탄탄한 지역 기반…정책통 강점"
계양갑, 전형적인 베드타운…매 선거 때마다 교통공약 반복

다음 달 10일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최원식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다음 달 10일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최원식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4·10 총선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유동수(62)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최원식(61) 전 국회의원이 한판승부를 벌인다.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두 전·현직 의원의 대결인 데다 청년 시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멘토'로 알려진 최원식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면서 선거 구도와 인물 변수 가운데 계양갑 주민들이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고 투표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 6연승 텃밭…선거구 조정 이후 '숨은 격전지'로 급부상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계양갑 선거구는 2000년 이후 치른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계 정당 후보만 당선된 '민주당 텃밭'이다.
 
계양구에서 계양갑·을로 분구된 17대(2004년) 총선에서 계양갑은 열린우리당 신학용 후보가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을 했고, 이후 신 전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당적으로 옮긴 직후 치른 20대(2016년) 총선에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가 출마한 뒤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계양갑 선거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변수를 맞았다. 이달 3일 확정된 4·10 총선 선거구획정안을 보면 인천 계양갑에 속했던 작전서운동이 계양을로 넘어가고, 계산 1·3동이 계양갑에 편입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에 입성했던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이 대표는 계산1동과 3동에서 당시 윤형선 국민의힘 당시 후보를 각각 122표와 616표 차이로 앞섰다. 이 대표가 계양3동에서 2355표 차이로 앞선 점을 감안하면 계산 1·3동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었다.
 
반면 계양갑에서 계양을로 편입되는 작전서운동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유동수 의원이 이중재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무려 3851표 차이로 이긴 지역이다. 계양갑에서 양당 간 득표수 격차가 가장 컸던 동(洞)은 이 대표 선거구인 계양을로 가고, 계양을에서 격차가 비교적 적은 동은 계양갑으로 조정된 셈이다.


역대 인천 계양갑 선거구(계산1·3동, 효성1·2동, 작전1·2동) 선거 득표율 추이. 이번에 조정된 선거구를 토대로 과거 선거 결과 통계 보정함.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역대 인천 계양갑 선거구(계산1·3동, 효성1·2동, 작전1·2동) 선거 득표율 추이. 이번에 조정된 선거구를 토대로 과거 선거 결과 통계 보정함.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근 선거 민주-국힘 후보 득표율 격차 0.5%p

CBS노컷뉴스는 중앙선관위가 읍·면·동 단위 득표수를 공개한 2006년 4대 지방선거부터 가장 최근 선거였던 2022년 8대 지방선거까지 16년간 계양갑 선거구에서 치른 총선과 지선(인천시장 선거) 결과를 이번에 조정된 선거구 기준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선거 결과가 뒤바뀐 사례는 없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 후보간 득표율 격차가 점차 좁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5파전으로 치른 2017년 19대 대선에서 계양갑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9.4%의 득표율을 보였지만 이듬해 2018년 7대 지방선거에서는 같은 당 후보가 33.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38.5%, 2022년 20대 대선 때는 43.8%를 기록하는 등 보수정당 후보의 득표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대선 이후 두 달여 만에 치른 8대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48.3%를 얻고, 국민의힘 후보가 47.8%를 얻으면서 격차가 0.5%p 차이로 좁혀졌다. 투표율과 후보 경쟁력, 선거 구도 등의 변수를 감안해야 하지만 국민의힘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총선이 '한 번 해볼만한'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최원식(오른쪽) 후보와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 원희룡(왼쪽) 후보. 최원식 후보 캠프 제공국민의힘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최원식(오른쪽) 후보와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 원희룡(왼쪽) 후보. 최원식 후보 캠프 제공

친구에서 적으로…전·현 민주당 의원의 '한판 승부'

이번 계양갑 선거는 구도만큼이나 후보들의 개인사도 주목을 받는다. 우선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최원식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옆 지역구인 계양을에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9년 사법연수원(19기) 과정을 수료했다. 이때 동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당시 최 후보는 이 대표와 노동·인권 관련 서적을 주고 받으며, 밤샘 토론을 하는 등 '멘토' 역할을 했을 만큼 가깝게 지낸 사이였다.
 
최 후보가 사법연수원을 마친 뒤 노동법 전문 변호사의 길을 택하고, 이 대표가 판·검사가 가능한 성적이었지만 인권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최 후보는 인천에서 활동한 또 다른 동갑내기 노동 전문 변호사 민주당 송영길 전 의원과도 가깝게 지냈다. 송 전 의원이 2010년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에 물러나면서 인천 계양을 선거구가 공석이 되자 후임자로 추천한 게 최 후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유동수(왼쪽) 후보와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 이재명(오른쪽쪽) 후보가 최근 인천 계양구의 한 교회에서 상의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 페이스북 캡처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유동수(왼쪽) 후보와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 이재명(오른쪽쪽) 후보가 최근 인천 계양구의 한 교회에서 상의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 페이스북 캡처
공교롭게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2022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송영길, 최원식, 이재명 등 세 동갑내기 친구들은 모두 같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기록을 남겼다.
 
반면 유동수 후보는 송영길 후보와 친구 사이로, 송영길 전 의원이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후원회장을 맡았다. 국회의원 당선 경력만 놓고 보면 최 후보가 2012년, 유 후보가 2016년으로 최 후보가 조금 앞서지만 이들이 재야에서 같이 활동했던 시간을 비춰보면 최 후보와 유 후보 모두 정계에 입문한 시기는 비슷하다. 두 후보 모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사이에 두고 민주당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두 후보 모두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인천 계양갑 최원식 후보. 국민의힘 최원식 후보 페이스북 캡처국민의힘 인천 계양갑 최원식 후보. 국민의힘 최원식 후보 페이스북 캡처

최원식 "특정 계파·정당 일색 정치 지형 바꿔야"

그러나 최 후보는 2014년 민주당이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새정치연합과 합당한 뒤 당내 갈등이 깊어지자 안 전 대표와 함께 탈당.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인천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한 송 전 의원이 2016년 20대 총선에서 계양을 민주당 후보로, 최 후보가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친구 간 대결'이 성사됐고 송 전 의원이 이겼다.
 
이후 원외인사로 남았던 최 후보는 2022년 3월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분과위원을 맡으면서 재조명받았다. 같은 해 이재명 대표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자 국민의힘은 대응카드로 최 후보의 출마를 제안했지만 최 후보가 이를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에 국민의힘에서 최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최 후보는 송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또 다른 친구와 선거에서 맞붙는 운명에 놓였다.
 
최 후보는 "정당 내 특정 진영의 권력을 독식하는 문제로 민주당을 떠났고, 이후 문재인 정부의 실정,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각종 스캔들 등이 이어지면서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정치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며 "계양구는 그동안 특정정당이 독식했지만 재선·3선 의원들이 여러 차례 같은 공약을 내세우는 등 일을 하지 않아 이를 바꿔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도 있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최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정부와 인천시, 지역구 국회의원이 힘을 합쳐 계양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계양의 변화를 갈망하는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인천 계양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후보 페이스북 캡처

유동수 "탄탄한 지역 기반…정책통 강점"

최 후보와 맞붙는 유동수 후보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인천 계양구에 정착했다. 이후 30여년간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다 송영길 인천시장 시절 3년 4개월 동안 인천도시공사 상임감사 등을 지내는 등 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지면서 성장한 정치인이다.
 
유 후보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최원식 후보가 계양을에서 맞붙은 2016년 총선에서 계양갑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공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전략공천하려 했지만 유 후보와의 경선이 결정되면서 유 후보가 기회를 얻었고, 선거에서 승리해 첫 금배지를 달았다.
 
원내에 진입한 이후 유 후보는 2016년 우상호 원내대표 체제와 2017년 우원식 원내대표 체제에서 모두 원내부대표를 지내면서 당내 입지를 넓혔다. 또 당내 서민주거TF 간사와 을지로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민생 관련 정책 연구에 앞장섰고, 대외적으로는 초선 의원임에도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재선에 성공한 이후에는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거쳐 현재 원내 정책수석부대표를 지내는 등 당내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도 맡고 있다. 유 후보는 초선 시절부터 당내 영입인재를 경선에서 누르고 공천을 받을 만큼 지역 관리를 탄탄하게 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유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손민호 보좌관은 "유 후보는 정책통으로 일하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접점을 유지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며 "주민들의 평가도 인천 지역 의원들 가운데서도 좋은 측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식 후보는 유 후보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데다 성향도 비슷해 우리가 예상했던 후보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상대"라면서 "선거 결과를 떠나 서로의 성격대로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계양산에서 내려다 본 계양구 전경. 인천 계양구 제공인천 계양산에서 내려다 본 계양구 전경. 인천 계양구 제공

계양갑, 전형적인 베드타운…매 선거 때마다 교통공약 반복

인천 계양갑은 전형적인 베드타운 성격을 지닌 곳이다. 서울 근접성 외에는 이렇다 할 특성이 없고 자체 성장동력도 부족해 매 선거 때마다 서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정책 위주의 공약이 주를 이뤘다.
 
전반적으로 20년 이상 노후화된 건물이 많아 효성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작전동 계양1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 작전현대 아파트구역 재개발 사업 등 주거환경 개선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지만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인구 하한선인 13만5521명을 겨우 넘긴 13만 6000명으로 겨우 선거구를 유지 기준을 충족했다.
 
미뤄뒀던 재개발·재건축이 일시에 몰리면서 도심 곳곳이 어수선하고, 청라나 검단 등 서구지역과 한강신도시 등 김포지역 사이에서 철도 관련 이슈가 불거진다.
 
이번 선거에서도 두 후보 모두 교통공약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 2호선 연장 공약은 매 선거 때마다 나오는 공약인데 두 후보 모두 이 공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천 원종~서울 홍대, 인천 청라~가정~효성~작전~서운~부천 원종을 잇는 두 노선을 각각 신설해 서울2호선을 청라까지 잇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그러나 서울 신정동에 있는 차량기지를 청라로 옮기기 위한 협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예비타당성 조사 및 추진 방식 협의, 재원 마련 등 산적한 문제가 많아 큰 진척이 없다.
 
이에 따라 최 후보는 여권 후보 지지를, 유 후보는 현 정부에 대한 낮은 지지율과 견제 세력으로써 야권 후보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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