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한 기자대전지역 대학병원들이 사직서 제출 전공의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사자와의 대화는커녕 연락조차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29일까지 업무복귀 명령 시한을 두었지만 사실상 전공의들이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대전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29일까지 사직서 제출 전공의에 대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경찰에 고발하는 등 사법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공의를 둔 대학병원의 병원장들이 전공의와의 간담회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락조차 닿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공의 167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충남대병원의 조강희 병원장은 지난 26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공의와의 간담회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날 오전까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선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와 연락이 거의 닿지 않고 대화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 7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대전을지대병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병원 측에서는 전공의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대부분 휴대폰이 꺼져있다고 한다. 전공의들이 확인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병원장 이름의 서한 발송으로 대신했다.
또 99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낸 건양대병원도 전공의를 담당하는 교육수련부가 매일 개별적 연락으로 업무복귀를 타진하고 있지만 역시 연락두절이라는 전언이다.
해당 병원의 한 관계자는 "실제든 형식이든 전공의들은 개별적 의사로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대표나 단체가 없다는 것인데 개별적으로 연락할 방법이 거의 없다"며 "정부 방침대로 사법처리에 나선다면 누구도 생각하기 싫은 최악의 국면을 맞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대전성모병원 소속 류옥하다 인턴(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은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유민주 국가에서 정부가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은 반헌법적이자 보건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자신은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 계획인데 주위의 친구들도 비슷한 생각이다"고 복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병원은 아비규환…" 높아지는 '의료진 복귀 촉구'
연합뉴스이런 가운데 지역 각계에서는 한계에 다다른 의료 현장의 현실을 알리며 전공의들의 복귀와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병원은 아비규환입니다. 수술 예정인 환자들은 수술을 미루고 대기 중이고, 퇴원이 가능한 환자들은 치료가 정확히 끝마치지도 않은 상태로 퇴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응급 환자들이 응급실에 들어와도 진료를 볼 수 없는 과들이 대다수이며,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좌절하는 환자들이 한두 명이 아닙니다."
"PA 간호사들로도 부족해 그렇지 않아도 많은 일거리에 허덕이고 있는 현장, 일반 간호사들까지 의사 일들에 떠밀려서 불법 의료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류나 처방을 수정하거나 새로 내는 일들은 모두 의사의 아이디로 간호사들이 다시 하거나 새로 알려주거나 하는 등 업무 로딩이 2배 이상 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대전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는 28일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진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와 각 병원을 향해서도 "정부는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고 대화를 통해 해법을 제시하고, 병원들도 의사를 감싸거나 진료 차질을 수수방관하지 말고 의사들의 업무 복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