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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필수의료 살리기…그 어떤 병원도 살아남지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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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말로만 필수의료 살리기…그 어떤 병원도 살아남지 못할 것"

    핵심요약

    지난 1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장. 토론회에 입장하려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경호원들에게 입을 막힌 채 끌려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필수의료 패키지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하려던 과정이었다. 의사단체는 의대 증원뿐 아니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도 함께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조원 넘는 예산을 필수의료를 살리는 데 쏟아붓겠다는데 반대하는 의사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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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에서 8년째 소아과를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 김모(43)씨. 요즘은 주말인 일요일과 야간에도 병원 문을 열고 진료를 본다.

    인건비와 임대료를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정말 열심히 환자를 보는데 소아과는 타 과에 비해 수익이 많지 않다"고 했다. "다른 과로 간판을 바꿔 달지 않으려면 일요일 진료도 해야 한다"는 그는 '소아과 오픈런' 이야기에 허탈한 듯 웃었다.

    "아이들이라 검사도 제한적이어서 기본 진료비가 쌀 수밖에 없어요. 오픈런이요? 그런 말 들으면 허탈하죠. 환자 많아서 돈 많이 버는 줄 아는데 오전 오후 빼면 다른 시간대 병원은 정말 한산하거든요."

    의과대학 증원과 함께 정부는 향후 5년간 10조원 플러스 알파를 지역과, 필수의료를 살리는 데 투자하는 이른바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의사 수를 늘리고, 필수의료 수가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기피과 의료진이 늘어날 거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업무강도가 높지만 저평가된 필수의료 항목의 수가를 높여 공정 보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단순히 진료 행위에 대해 일괄적으로 수가를 적용한 기존 지불제도에서 필수의료 분야의 가치에도 수가를 적용한다.

    난이도와 위험도, 대기·당직 시간 등을 고려한 보완형 공공정책 수가를 도입하고, 사후에 적자를 보상해 주는 대안적 지불제도를 도입하며 수가체계도 대폭 손질한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대 증원과 4대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이 함께 실행되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서울 상경진료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필수의료의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방침도 의료현장 반발 커…대통령실 "필수의료 투자 차질없이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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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필수의료 수가를 집중 인상해 보상체계를 공정하게 바꾸는 한편, 비급여 혼합진료를 금지해 관리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혼합진료 금지 특위를 구성해 비급여목록을 정비·표준화 하고 정보공개를 확대할 예정이다.

    진료비를 줄여 국민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건데 의료계는 혼합진료 금지가 오히려 필수의료를 더 사지로 내모는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혼합진료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이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640억원에 달한다.

    환자의 비급여 본인부담액은 2013년 17조7129억원에서 계속 증가해 2021년 30조원을 돌파했고, 이듬해에는 32조3213억원까지 늘었다.

    의료계 단체인 바른의료연구소는 "아이러니하지만 현재의 급여 진료 인프라를 유지시킨 것은 비급여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혼합진료 금지를 추진하면 저수가 체계에서 힘들게 버텨왔던 1, 2차 의료기관들의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필수의료 과에 종사하는 한 전문의는 "비급여 수가를 제한해서 의사들이 소아과 같은 기피과로 흘러들어가게 하겠다는 이른바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정책인 것 같다"며 "저 과를 망하게 해서 이 과로 오게 하자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소아과 전문의는 "정부가 발표한 소아과 수가 인상 정책은 진찰 수가가 아니라 환자를 입원할 경우에만 인상된 수가를 적용할 거라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말로만 필수의료를 살린다고 할 게 아니라 소아과 등 필수의료 전문의들에게만 적용되는 전문의 가산 수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대생들도 혼합진료 금지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한림대 의대 의료정책 대응 태스크포스(TF)는 SNS 계정에 "정부는 터무니없이 낮은 의료수가로 병원을 적자로 만들고, 이젠 비급여로 겨우 적자를 메꾸려는 것도 막겠다고 한다"며 "그 어떤 병원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전국 의사 대표자 비상회의를 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는 필수의료 패키지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료 선택권을 침해하는 거라며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부는 필수의료 패키지 이행을 위한 10조 원 이상의 필수 의료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서를 내거나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계를 내는 등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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