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한 영향으로 11일 비트코인 가격이 6500만 원까지 치솟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8시33분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 거래일 저가(6074만 8천 원)보다 5% 상승한 6380만 원을 기록 중이다. 현물 ETF 상장 승인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는 6.99% 급등해 6500만 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2021년 12월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간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에 공격적으로 '베팅'해왔다. 작년 10월부터 비트코인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고, 연말엔 개당 6천만 원선을 돌파해 2년 전 가격 수준을 회복했는데 이번에 투자자들의 예상이 맞아 떨어지면서 추가 상승하는 모양새다.
SEC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소 상장을 공식 승인했다. SEC는 '현물 ETF'라는 용어 대신에 이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인 '현물 ETP' 용어를 써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법원은 위원회가 그레이스케일의 ETP 상장 및 거래를 불승인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했다"며 "승인 처분에 대한 추가 논의를 바탕으로 비트코인 현물 ETP의 상장, 거래를 승인하는 게 지속 가능한 길이라 생각한다"며 결정 배경을 밝혔다.
작년 10월 미국 항소 법원은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한 SEC의 결정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확정했는데, 이게 승인의 계기로 작용한 모양새다.
SEC의 승인 결정이 내려지면서 상장을 신청해놨던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는 11일부터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수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일반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어서, 기관 투자자 등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비트코인이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투자자 기대도 더욱 커지는 기류다. 금융전문가 디지털자산협의회 창립자인 릭 에델만은 이날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에서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양쪽에서 엄청난 자산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주류가 아닌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올해 가상자산 시장을 전망한 작년말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으로 제도권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 ETF가 승인된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도권 자금 유입을 기점으로 미지의 가격 상승 기대가 아닌 실질적 자산 가치를 산정하려는 움직임이 기관을 중심으로 발생한다면 지나친 기대 심리로만 가격이 형성된 일부 알트코인(비주류 가상자산)들의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