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릴 곳이 없으십니까? 지금 전화하십시오.000-0000-0000"
요즘 길거리를 다니거나 신문,정보지등을 보면 이같은 광고문구를 심심찮게 쉽게 접할 수 있다.
설 연휴를 맞아 돈 쓸 곳이 많지만 돈 줄이 막힌 서민들이 "살인적 고리이자"에도 불구하고 까드깡업자들을 줄줄이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대출과 현금서비를 축소 또는 중단시키면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카드깡''을 찾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어 신용카드 불량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까드깡 업자들은 지금이 대목"실제로 카페를 운영한다는 한 사채업자는 "설을 맞아 우리가 운영하는 회사에 고객들을 중심으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른 업체들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또다른 사채업자는 "지금이 카드깡 시장의 최대 호황기라는 말들이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불법 카드깡 단속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001년 470여건이던 적발 건수는 지난해에는 무려 3천 2백여건으로 2년새 8배가 늘었다. 이 때문에 카드깡 수수료도 크게 오르고 있다.
현재 지방자체단체에 등록된 대부업체수는 만 3천여개로 이들은 법적으로 연 66%라는 이자 상한선에 묶여있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업체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사채업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등록 무등록을 떠나 불법적으로 카드깡을 하는 업체들은 열흘에 10%,연리로 400%가까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 최근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부실율이 높어져 이를 고객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드깡을 돈을 빌렸을 때 이자를 얼마나 낼까? 연 15%의 이자율에 24개월 할부로 400만원을 빌렸다고 가정하면 할부수수료 연 18%와 연체이자율 연 28%까지 합해 6개월 뒤에는 빚이 538만원으로 늘어난다. 1년뒤에는 원금의 두배가 넘는 820만원을 갚아야 한다. 일시불로 빌릴 경우 부담은 더 늘어난다 불과 다섯달 뒤에 빚이 원금의 두배로 증가하고, 1년뒤에는 무려 5배가 넘는 2000여만원의 빚더미에 안게 된다. 정상적인 신용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돈을 갚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액수다.
따라서 결국 이들이 신용불량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현금서비스 요건이 강화된 지난해 12월 신용 회복 위원회에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들은 만 92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달인 지난 11월에 비해 28.3%난 급증한 수치다.
신용회복 위원회 한복현 사무국장은 "당장 급한 불을 끄겠다고 카드깡을 쓰지만 이는 언발에 오줌누기격"이라며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금융감독 위원회 조성목 팀장 역시 "카드깡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잠재적 신용불량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카드깡은 사회,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카드깡이란 물건을 사지도 않으면서 가맹점을 통해 허위 매출전표를 끊은 뒤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카드사들은 카드 매출이 발생한 것과 같이 가맹점에 대금을 결제하고, 사용자에게 돈을 받게 된다. 하지만 카드깡을 한 사람이 돈을 갚을 능력이 없어 이는 곧바로 카드사의 부실로 이어진다. 또 가맹점들은 가맹점들대로 허위 매출 사실이 적발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게 돼 경제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카드깡을 이용하기에 앞서 다른 방법들을 찾아볼 것을 권유한다.
금융감독원 김중위 부원장은 "돈이 필요한 사람은 금융기관을 찾아 신용상태를 먼저 점검한 뒤 자신에 맞는 대출서비스가 있는지 상담해 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신용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면서 대출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김 부원장의 설명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불가피하게 사금융 다시말해 사채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도 카드깡보다는 사채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등록된 대부업체의 경우 최고 연 66%의 이자 상한선에 묶여 있기 때문에 400%에 이르는 불법 카드깡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카드깡으로 인한 신용불량은 신용회복 신청, 다시말해 개인 워크아웃 신청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이중의 불이익을 당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장 급한 마음에 카드깡이라는 유혹에 빠지면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소생할 기회마저 잃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CBS경제부 이원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