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한국에서 약 5300km 떨어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는 한국으로 유학을 희망하는 약 300여 명의 학생들로 북적였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사업에 참여하는 7개 전문대학(거제대, 계명문화대, 군장대, 서정대, 영남이공대, 전주비전대, 조선이공대)이 공동으로 주최한 입학설명회 현장에서다.
타슈켄트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두 곳에서 열린 입학설명회에서는 뿌리산업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각 대학의 강점, 생활여건에 대한 진지한 설명과 함께 한국으로의 직업교육 중심의 유학을 원하는 예비 유학생들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고 입학설명회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11월 키르키즈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 사업 입학설명회 현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이번 입학설명회에 참여한 거제대학교(허정석 총장)는 세계 2위의 한화오션과 세계 3위의 삼성중공업이 마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중심 거제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산업 특성화대학답게 오랜 기술 축적과 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어 조선 및 선박, 항공계열 실무형 현장 인력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산업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현장 중심형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때문에 거제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에서는 거제시와 인근의 고성지역의 조선 및 항공 산업의 우수 인력 공급을 위해 작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뿌리산업 양성대학이자 조선산업 특성화 대학인 거제대학교 전경. 거제대학교 제공거제대학교는 이미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뿌리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외국인 유학생이 해당 학과에서 기량검증시험에 합격하고 졸업하면 E-7 비자를 취득하게 되지만, 이번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 선정을 통해 거제대학교를 졸업하는 외국인 유학생 및 기졸업자는 자격 심사를 거쳐 5년 동안 해당 지역 거주와 취업의 조건으로 새롭게 F-2 비자의 취득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배우자의 경우도 F-1 비자를 취득하여 지역의 거주와 취업이 모두 가능하게 된다.
특히, 거제대학교는 지난 11월 인구소멸위기 지역인 고성군에 외국인 전문 인력 취업을 위해 지역특화비자 관련 상호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거제대학교와 고성군, 고성군상공회의소가 함께한 이 협약에서는 고성군의 다양한 크고 작은 산업체에 거제대학교 출신의 우수 외국인 전문인력을 매칭시키고 취업까지 주선한다. 이를 통해 이미 작년과 올해 80명이 고성지역의 산업체에 취업하였으며 이중 거제대 출신은 15명이다.
거제대학교를 졸업하고 '지역특화형 비자'제도를 통해 고성지역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졸업생들. 왼쪽부터 김치(베트남), 만디라(네팔), 해마(네팔). 노컷TV 영상 캡처올해 취업에 성공한 네팔 출신의 졸업생 만디라 씨는 본국에 있는 남편이 오래 동안 한국에 오지 못해 마음 앓이를 해왔는데 최근 "지역특화비자 덕분에 남편을 한국에 초청해 현재 고성에서 함께 지내게 되었다며 한국정부와 거제대학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만디라씨가 근무하고 있는 경양수산의 전명렬 대표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거제대 졸업생들이 있어 인력 부족의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라고 지역에서 외국인 전문 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렇듯 전문대학교 출신의 외국인 유학생의 최대 강점은 현장과 연계된 실용 한국어 능력과 함께 현장 투입 가능한 직무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체에 직도입된 저숙련 비전문 근로자(E-9)와 달리, 전문대학에서 전공 관련 직업교육을 받은 육성형 인력은 한국어 소통 능력 때문에 산업체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여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와 해당 지역의 문화, 법규 등의 교육을 받아 기업 현장과 지역 사회에 적응도가 매우 높다.
거제대학교의 외국인 유학생 현황과 방향성, 지역에서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거제대학교 국제교류원 양승주 원장. 노컷TV 김재두거제대학교 국제교류원 양승주 원장은 "전문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인구소멸 위기시대에 지역 및 지역 제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지역 산업 인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또한 이들 유학생에게 전문대학은 맞춤형 직업교육을 통해 지역정주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북도에는 '한국어 교육'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진심인 전문대학도 있다. 전북과학대학교(이영준 총장)는 '우수한 기술인력 양성을 통한 교육입국'이라는 설립정신 아래 2000년대 지역사회 개발과 국가 산업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전문산업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학교가 위치한 정읍은 비롯해 전주, 군산 등 전북지역에 고부가가치 산업공단이 조성됨에 따라 과학 기술 분야에서 축적된 교육 경험과 최신 설비를 갖추고 지역의 산업체에 필요한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해왔다.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를 통해 정읍지역에 우수한 외국인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전북과학대. 전북과학대 제공그러나 정읍과 인근지역 역시 수도권의 과밀집 현상과 지방우수인재 유출로 인해 지역의 산업체에서는 꾸준히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전북과학대학교에서는 '실용한국어과'를 신설해 처음부터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폭넓게 한국 문화와 지역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외국인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북과학대학교에는 어학원에 147명, 본과에 52명의 외국인이 재학중이다. 이들은 전북과학대학교에서 직접 베트남, 네팔 등의 나라에서 직접 구술시험과 필기시험, 인터뷰를 거쳐 세밀하게 선발된 재원으로 본국에서도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한국으로의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베트남 현지에서 면접과 필기시험을 진행하는 전북과학대학교 국제교육원. 전북과학대학교 제공이렇게 전북과학대학교에서 성장한 이들은 '지역특화형 비자'를 통해 더욱 빠르게 정읍지역의 산업체에 적응할 수 있었다. 실제로 작년부터 현재까지 24명의 외국인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지역의 산업체에서는 더 많은 인원을 꾸준하게 요청하고 있다.
전북과학대학교 국제교육원 서현수 원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의 빠른 적응을 위해 '법무부 조기적응교육 프로그램, 한국문화체험, 운전면허시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어능력향상을 위하여, 한국어능력시험(TOPIK) 모의고사 운영,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유학생들의 질적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특화형 비자'를 통해서 외국인 유학생을 고용한 정읍지역의 제조업체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일 손이 부족하여 외국인을 채용하지만 입사 후에도 한국어가 불가능하여 작업 능률이 저조했다"라며 이어 "그러나 전북과학대학교를 통해서 고용을 한 외국인의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가능해 작업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손도 정확해 만족감이 크다"라며 한국어가 가능한 젊은 외국인이 지역의 산업체에 큰 도움이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전북과학대학교 실용한국어과에 재학중인 팜티꾹 씨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어능력시험을 봐야하는데 쉽지는 않지만, 교수님께서 설명을 잘 해주셔서 얼마전 토픽 4급을 받았습니다"라며 이어 "먼저 졸업한 선배들처럼 한국 회사에 취업해서 돈도 벌고 싶고, 정읍에 계속 있고 싶습니다. 지금은 F 2 비자로 취업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전북과학대학교는 법무부가 주관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 운영기관이다. 사회통합프로그램은 이민자가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적응 및 자립하는데 필요한 기본 소양을 습득할 수 있도록 사회통합교육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며 기타 사회 적응 및 역량강화를 위한 정보제공, 상담 등을 실시한다.
다양한 한국문화 탐방과 안전교육, 지역 취업박람회 현장. 전북과학대학교 제공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사회 이행 교육과정 개설 및 운영, 교육단계 배정을 위한 사전평가 및 교육단계별 평가 업무 수행, 기타 시민교육 및 이민자를 위한 정보 제공, 상담 실시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며, 이는 전북과학대학교가 실용한국어과를 중심으로 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어 중심' 대학교로 인기를 얻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교육 과정은 크게 한국어와 한국문화(0단계 ~ 4단계), 한국사회이해(5단계)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한국어 수준에 따라 기초(0단계), 초급(1, 2단계), 중급(3, 4단계) 단계별 교육이 진행되며, 한국사회이해(5단계)는 외국인이 우리사회 구성원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소양에 대해서 사회, 문화, 정치, 경제, 역사, 법, 지리 영역 등을 영주용 기본과정과 귀화용 심화과정으로 나누어 교육이 진행된다.
현재 전북과학대학교 어학원에서 재학 중인 학생들은 최근 제90회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87명이 응시하여 70명(1~4급)이 합격하여 80% 높은 합격률을 보이며, 전체 78.2%를 유지하면서,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과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