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11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김기문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인선 발표된 지 사흘만인 지난 7일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11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 12일에는 벤처기업협회를 잇달아 찾았다. 중소벤처기업부 업무의 3대 영역인 중소기업계와 벤처기업계, 소상공인업계를 개각 발표 일주일여 만에 모두 둘러본 셈이다.
오 후보자와 중기부는 방문 일정도 사전 공개하고 방문 내용도 브리핑을 하는 등 행보를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영 장관이 지난해 4월 장관 인선 발표 이후 임명될 때까지 한 달여 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인사청문회 준비에 집중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오 후보자가 일찌감치 공개행보에 나선 것은 '전문성 취약'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 후보자는 그동안 중소벤처기업이나 소상공인 업계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는 삶을 살아온 게 사실이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외무고시에 합격한 이후 줄곧 외교관의 길만 30여 년을 걸어왔다. 대통령실이 오 후보자를 중기부 장관으로 발표할 때 '경제외교를 담당하는 외교 2차관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고 설명했으나 사실 외교 2차관으로 재직한 기간은 넉 달 남짓에 불과하다.
오 후보자는 다자외교 전문가로, 외교부에서도 국제기구과와 국제연합과, 주UN 차석대사, 개발협력대사 등 다자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다.
물론 다자외교로 다져진 글로벌 네크워킹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다자외교의 주 업무가 평화와 안보, 인권, 환경 등 거시적인 글로벌 이슈라는 점에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오 후보자의 외교관 경험이 얼마나 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히려 오 후보자의 이같은 이력 때문에 중기부 장관보다는 ODA(공적개발원조)사업에 더 적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오 후보자와 중기부는 중기부 정책 대상들을 발 빠르게 방문하고 그 내용도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이같은 전문성 취약 우려를 잠재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방침은 장관 인사청문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부는 오 후보자의 신상에는 특별한 흠결이 없는만큼 전문성만 보강한다면 인사청문회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 "오 후보자의 학습 능력이 굉장히 빠르다"며 청문회 전까지 중기부 주요 업무를 대부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