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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루무치는 ''정보로부터 고립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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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전역 인터넷 접속 차단…국제전화도 착신 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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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는 외부로부터의 모든 정보가 차단됐고 외부로 소식을 보내는 통로도 막힌 ''정보로부터 고립된 섬''이 됐다.

    우루무치에서는 이번 사태 발생 직후인 6일부터 시내 전역에서 인터넷 접속이 차단됐다.

    일반 가정과 사무실은 물론 시내 고급호텔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차단됐다.

    우루무치 시내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곳은 지방정부가 외신기자들의 숙소로 지정한 하이더(海德)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뿐이다.

    그마저 20개의 회선으로 제한돼 백여명의 외신기자들이 기사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회선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BestNocut_R]

    인터넷 뿐 아니라 국제전화도 차단되고 있다.

    휴대폰이나 일반 전화로 국제전화를 거는 것이 차단된 것은 물론 해외에서 걸려오는 국제전화도 착신이 되지 않는다.

    우루무치 지역의 정보를 강력히 차단함으로써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겠다는 중국 정부의 고강도 정보통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정부가 특히 인터넷 접속을 강력히 통제하는데에는 이번 사태가 인터넷으로 인해 악화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달 25일 광둥성의 대형 완구 공장에서 발생한 한족노동자와 위구르족 노동자의 충돌로 위구르 노동자 2명이 살해 당한 사건은 인터넷에 떠돌았던 악성 루머가 발단이 됐다.

    이 회사의 한 해고 노동자가 한족 여성 2명이 위구르족 노동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것이 발단이 돼 한족 노동자들이 위구르 노동자들을 습격했던 것이다.

    조사 결과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글을 올린 사람이 구속됐다.



    우루무치 지역의 위구르 사회에서도 광둥에서 발생한 위구르 노동자 살해사건은 언론보도보다 훨씬 심각하게 전해졌다.

    광둥에서 사망한 위구르 노동자가 2명이 아니라 최소한 10명 많게는 백명이 넘는다는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떠돌았고 위구르인 사회에서는 이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위구르인들이 광둥사건의 진실이 은폐되고 있으며 더 많은 위구르 노동자가 희생됐다고 믿고 있다.

    인터넷에 대한 강력한 통제와 대조적으로 중국의 관영언론들은 우루무치 유혈시위와 관련한 소식을 비교적 빠르게 전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유혈 사태 발생 직후인 6일 새벽 1보를 보도한 뒤 계속 속보를 보도하는가 하면 목격자들의 증언을 집중보도하는 등 적극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영CCTV도 6일 아침 9시부터 우루무치 시위화면을 방송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티베트 사태 당시 거의 보도를 하지 않았던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또 티베트 사태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외신기자들이 우루무치에 들어가는 것도 제한하지 않았다.

    이는 티베트 사태 당시 외신기자들의 티베트 출입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오히려 국제적으로는 중국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는 중국 당국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강력한 인터넷 통제를 통해 사회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여러가지 주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과 함께 관영 언론이 이번 사태의 보도를 주도하도록 함으로써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국제적 여론이 형성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티베트 사태가 중국 정부에게 준 학습효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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