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에 도착해 3박4일 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찰스 3세 국왕이 초청한 첫 국빈인 윤 대통령은 다음 날인 21일부터 공식 환영식 등 본격적인 국빈 일정을 소화하고, 영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20일 오후 영국 런던에 도착해 동포 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국왕이 초청한 첫 국빈이다. 찰스 3세는 지난 7일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개최된 즉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국빈 일정은 다음 날인 21일부터 진행되는데,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해 국왕 주최 환영 오찬, 6·25전쟁 참전 기념비 헌화, 웨스트민스터 사원 방문으로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민주주의 산실로 평가받는 영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통해 한영 관계의 태동과 성장의 역사를 돌아보고,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 비전과 협력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후 저녁 버킹엄궁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는 국빈 만찬도 치러진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외국 의회에서 외국어로 연설하는 것은 4월 국빈 방미 때에 이어 두 번째"라며 "현지 언어로 연설하는 것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시도"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일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지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영국 국빈 방문에 대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이후 최초로 국빈초청 받은 국가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은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 글로벌 무대에서 협력을 위해 한국을 얼마나 필요로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영 양국이 디지털과 인공지능(AI) 기술, 사이버 안보, 원자력, 방위산업, 바이오 헬스, 우주, 반도체, 해상 풍력, 청정에너지, 해사에서 관계를 구축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영국과 협력을 심화·발전시키기를 원하고 있다"며 "저와 동행하는 70여 명의 경제사절단은 영국 기업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와 영국 간 안보 협력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변인은 "영국은 방위산업도 발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며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2년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안보적으로도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텔레그래프지 서면 인터뷰에서 주요 안보 현안인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유럽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우리는 러북 간의 불법 무기거래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대외 여건이 다르며 이에 따른 이해관계도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