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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천 앞바다 모래 업체, 형사처벌도 무시하는 '배짱 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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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인천 앞바다 모래 업체, 형사처벌도 무시하는 '배짱 채취'

    편집자 주

    '해사(海沙, 바닷모래)'는 건물의 골격을 만드는 데 쓰이는 필수 골재다. 바다는 공공 소유물이기 때문에 해사 채취의 양과 범위는 법에 따라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수익 극대화를 노린 업체들은 거침이 없었다. 허가받지 않거나 권한을 타 업체에 넘긴 상태에서 무단 채취하는가 하면, 갖가지 핑계로 과도하게 퍼올리는 등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CBS노컷뉴스는 국내 해사채취 업계의 어두운 '민낯'을 연속보도를 통해 고발한다.

    [무법지대로 전락한 바닷모래 채취①]
    수백억 세수 '노다지' 인천 바닷모래 채취업체 13곳 재시동
    '건설업계 필수 재료' 정부가 깐깐하게 관리해야 하는 '바닷모래'
    2개 업체, 5년간 302㎥ 허가받고 514㎥ 무허가·과다 채취
    법원 '과다채취 혐의' 징역형 집행유예…옹진군은 미조치
    해사채취 관리 감독 부실에 건설 자재비 상승 우려도
    늑장대응 나선 옹진군…책임 떠넘기기 '급급'

    해사채취선. 독자 제공해사채취선. 독자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인천 앞바다 모래 업체, 형사처벌도 무시하는 '배짱 채취'
    (계속)

    인천 옹진군 앞바다 해사(海沙·바닷모래) 채취가 1년여 만에 재개된 가운데 그동안 감독기관들이 해사 채취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다.
     
    무분별한 과다 채취로 업체 대표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는 등 형사처벌을 받았는데도 아무런 제재없이 버젓이 바닷모래를 퍼나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감독기관의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백억 세수 '노다지' 인천 바닷모래 채취업체 13곳 재시동


    20일 옹진군 등에 따르면 옹진군은 지난달 4일 '옹진군 바다골재 채취 허가' 공고를 내고 사업자 모집을 마쳤다. 채취허가 지역은 관할 골재채취단지 7개 광구로, 총 채취허가량은 2968만1000㎥다. 채취기간은 올해 10월부터 2028년 9월까지 모두 5년이다.
     
    바닷모래 채취 허가 업체는 경우해운·삼한강·삼표산업·성진소재·성진해운·아주산업·유진기업·에이치엘비글로벌(전 넥스트사이언스)·태진해운·태원기업·태화산업·한국소재 등 13개 업체다. 옹진군은 최근 해당 업체들의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을 승인했고, 지난 10일부터 바닷모래 채취가 본격 시작됐다.
     
    이에 따라 옹진군은 앞으로 5년간 약 1680억원의 세외수입을 얻고, 15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는 약 4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옹진군은 2019년 10월 1일부터 지난해 9월 30일까지 선갑도 해역에서 1785만㎥의 바닷모래 채취를 허가해 주고 3년간 약 900억원의 세외수입을 올렸다.
     

    '건설업계 필수 재료' 정부가 깐깐하게 관리해야 하는 '바닷모래'


    골재업계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선갑도 해역에서 1785만㎥의 모래를 퍼내는 등 198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인천 앞바다에서 3억㎥ 이상의 모래를 채취했다. 이는 400㎞가 넘는 경부고속도로 위에 폭 27m, 높이 27m 크기의 모래성을 쌓을 수 있는 양이다.
     
    바닷모래는 건설공사에서 쓰이는 자갈이나 모래 등을 의미하는 골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재료다. 산이나 강 등에서 채취한 모래와 달리 입자가 균일하고 고와 붕괴 등의 위험을 낮출 수 있어 1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들어간다.
     
    이같은 이유로 정부는 골재채취법에 따라 바닷모래를 채취할 수 있는 업체와 채취량을 정해주고 채취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엄격히 관리한다. 과다 채취하면 자칫 해양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고, 너무 적게 채취하면 국내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먼바다는 해양환경공단이, 앞바다는 관할 기초자치단체가 감독 업무를 맡고 있다.
     
    문제는 건축 재료인 바닷모래 채취가 수십년간 이어지면서 바다 생태계 파괴는 물론 과다 채취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나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 사진 연합뉴스법원. 사진 연합뉴스
     

    2개 업체, 5년간 302㎥ 허가받고 514㎥ 무허가·과다 채취


    최근 인천지방법원에서 서해 앞바다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하던 일부 업체들이 수년간 불법·과다채취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처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21년 7월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는 골재채취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천 지역 해사채취업체인 성진소재㈜와 성진해운㈜의 대표이사였던 A(8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충남·전북지역 해사채취업체인 금석해운㈜·㈜대흥의 실운영자 B(61)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 판결은 올해 8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해사채취업체 성진소재와 성진해운 명의로 2014~2018년 옹진군청과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각각 인천 앞바다와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바닷모래 302만㎥에 대한 채취허가를 받은 뒤 모래운반선에 바닷모래를 과다 적재하는 등의 수법으로 2014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바닷모래 212만8000㎥를 무허가·과다 채취했다.
     
    이는 성진소재와 성진해운이 받은 당초 허가량의 70%에 이르는 양이다.
     
    재판부는 성진해운과 성진소재가 과다 채취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해사채취업체인 삼표산업과 한국소재도 연루된 사실을 확인했다.
     

    법원 '과다채취 혐의' 징역형 집행유예…옹진군은 미조치


    이 재판을 통해 해당업체의 대표들은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바닷모래 채취를 관리하는 행정기관들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수년간 불법으로 과다하게 바닷모래를 채취한 업체가 아무런 행정 제재 없이 또다시 바닷모래를 퍼 나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미 2021년 해당 업체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고 올해 8월 선고가 확정됐지만 감독기관인 옹진군은 그사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 업체들은 이달부터 재개된 인천 앞바다 바닷모래 채취 허가를 받고 채취 작업에 한창이다.


    인천 옹진군 청사. 옹진군 제공인천 옹진군 청사. 옹진군 제공
     

    늑장대응 나선 옹진군…책임 떠넘기기 '급급'


    옹진군은 해당 업체의 불법·무허가 채취에 대해 몰랐다고 해명했다가 재판 당시 옹진군 직원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자 대법원 선고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실수'라고 해명하며 늑장 대응에 나섰다.
     
    옹진군은 취재가 시작되자 성진소재와 성진해운, 삼표산업, 한국소재에 대한 골재채취업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지 각 지자체에 질의했다고 밝혔다. 또 성진소재와 성진해운이 인천 앞바다에서 초과 채취 바닷모래양 만큼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지 해양수산부에 질의했다. 해사채취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가 있지만 불법 행위에 대한 대처는 다른 기관으로 미루기 급급한 모양새다.
     
    옹진군 관계자는 "재판이 이뤄지는 건 알았지만 판결이 확정된 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지켜볼 계획이었으며, 공유수면 점·사용과 해사채취 허가 권한은 각각 다른 기관·부서가 담당하기 때문에 조치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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