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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의 치킨게임… '이웃사촌'인가 '이웃사백촌'인가?



전북

    김-군의 치킨게임… '이웃사촌'인가 '이웃사백촌'인가?

    [밸런스 칼럼 - 突直口]

    전북 CBS  이균형 보도제작국장전북 CBS 이균형 보도제작국장
    청바지에 와인색 재킷을 걸친 청년이 친구와 죽음을 무릅쓴 무모한 게임을 펼친다. 각자 브레이크가 망가진 차를 몰고서 해안가 절벽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다. 먼저 뛰어내리는 사람이 겁쟁이라 불리는 이른 바 '치킨게임'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배우 '제임스 딘'이 열연했던 영화 '이유없는 반항'의 한 장면으로 '제임스 딘'은 먼저 뛰어내리면서 겁쟁이가 됐지만, 친구는 끝내 뛰어내리지 못한 채 바닷가 절벽에서 추락하면서 불귀의 객이 됐다. 둘 다 치명상을 입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흐른 지금, 전라북도에서는 또다시 두 대의 제동장치가 풀린 승용차 두 대가 절벽을 향해 질주하며 '치킨게임'을 펼치고 있다. 새만금을 놓고 벌어지는 김제와 군산의 영토 전쟁이다. 이 치킨게임에는 현수막까지 화려하게 펼쳐졌다. "무지하고 욕심많은 **시, 후안무치, 도적떼, 역사적 패륜행위…". 이쯤이면 '현수막'이 아니라 '현수막말'이다. 문제는 이같은 '치킨게임'이 쌍방에 치명상을 입힌다는 데 있다. 이미 잼버리 파동 속에 여당 의원들이 국감장에 새만금 예산 삭감의 빌미로 김제와 군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토분쟁을 십분 활용하지 않던가?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최근에는 군산시의회가 나서 휴지기를 갖자고 제안했다. 80% 가까이 날아간 새만금 예산 확보를 위해서라도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된 관할권 주장을 잠정적으로 중단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관할권 결정이 임박하면서 분쟁이 점점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깔려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제시의회는 관할권 결정은 법과 원칙에 따라 별도로 진행돼야 하는 것으로, 중단을 논할 사항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저마다 셈법이 다르니 쉽게 합의할 것이란 기대는 섣부를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관할권을 적극 중재하라며 전라북도와 도지사를 몰아세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지사는 어느 쪽 편을 들어야 옳을까? 만약 특정지역 손을 들어준다면 상대편이 너그러이 이해하고 따를까? 그 어떤 선택을 해도 그것은 자신의 목을 조르는 자충수이자 패착이다. "아이의 배를 가르겠다"며 검을 가져오라고 했던 솔로몬의 지혜로 진짜 어머니를 찾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새만금 관할권은 솔로몬이 아닌, 솔로몬 할애비가 와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 판결이 나온다 한들 패한 상대방은 이에 불복하고서 상위단계인 대법원의 문을 두드릴 것은 자명하다. 표를 먹고 사는 자치단체장이 선뜻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는가!
     
    필자는 제안한다. 관할권 주장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서로 치열하게 주장하시라. 그러나 대법원 판결이 날때까지 전라북도에서 영토를 놓고 집안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수막말' 내붙이며 광고까지는 하지 말자. 서로 소모전 펼칠 필요없이, 밖으로부터 보여지는 시선에서 영토 분쟁으로 비쳐지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자고 시장과 시의장들이 모인 가운데 협약식을 갖자. 중이 제머리 못 깎듯 이럴 때 시민단체가 나서면 제격이다. 이미 새만금 예산 복구 대규모 궐기대회의 동력을 이뤄냈던 마당이다. 이들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돼 김제시장과 군산시장, 그리고 시의회 의장들을 한데 불러 조약을 체결하면 어떨까?
     
    앞으로도 김제와 군산은 전라북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얼굴 맞대고 살아가야할 '이웃 사촌'이지, 남보다 못하다는 '이웃 사백촌'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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