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기식 개방형 흡연부스. 서울 중구청 제공 흡연 민원이 빈발하는 지역에 서울 중구청이 개방형 흡연부스를 시범 설치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늘어나는 원인이 흡연구역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고, 아예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명확히 규정짓겠다는 취지다.
서울 중구청은 지난 25일 한국은행 앞 광장쉼터 일대에 새로운 디자인의 개방형 흡연 부스를 시범 설치했다고 30일 밝혔다.
한국은행 앞 광장쉼터 일대는 시간당 평균 142명의 흡연자가 발생하는 흡연민원 다발 지역으로 분류됐다. 흡연자 때문에 보행 불편이 발생하고 간접흡연 등의 민원까지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기존 폐쇄형 흡연부스는 공간이 협소해 이용자가 많으면 흡연자가 부스 밖에서 흡연을 하게 되고, 공기정화시설을 갖춰도 담배연기와 악취를 충분히 정화하지 못해 흡연자들도 이용을 꺼린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따라 중구청은 보행자의 간접흡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 통행로로부터 적정거리를 확보하면서도, 지붕과 벽면구조로 50% 정도가 개방된 '자연환기식 개방형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규제에 관한 기본협약'에서 밀폐형보다는 개방형 흡연부스를 설치할 것을 권고한 것을 참고한 것이다.
구는 이번에 개방형 흡연부스를 시범 운영한 뒤 효과성이 있으면 남대문시장, 숭례문 부근 광장, 을지로 식당가 등에도 추가설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중구청은 대신 흡연구역을 명확히 하면서 금연구역도 엄격하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흡연부스를 벗어나면 바로 금연구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부스 바깥에서 담배를 피면 다음달 1일부터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또 이동식 단속카메라를 꽁초 상습투기 지역에 재배치해 무단투기를 막고, 주민들과 꽁초줍기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위한 분연 정책의 일환"이라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금연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흡연자들의 의식을 제고하고 구민 건강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