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종민 기자추석 연휴 직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발부를 예상했던 국민의힘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영장 심사 결과를 다음 달 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중대한 '변곡점'으로 꼽았던 당내 일각에선 선거 상황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된 2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 논의에 나서 우선은 사법부 판단의 부당성을 강조하기로 했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각각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사법부가 정치편향적 일부 판사들에 의해 오염됐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난 날"이라는 한편, 담당 법관의 실명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정치편향적 궤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날을 세웠다.
강민국 당 수석대변인은 기각 이후 논평에서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며 "과연 법원이 이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표정 관리'에 나선 당이지만, 당혹스러운 반응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낮은 톤'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특히 당에서 공식적으로 사법부를 직접 겨냥해 규탄에 나서고 있는 데 대해선 '역풍'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당 소속의 한 의원은 "범죄 사실 소명이 있었고, 영장 기각이 곧 무죄는 아닌 점을 우리 당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사법부에 지나치게 날을 세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지도부 역시 영장 기각에 대한 계획이 제대로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직격탄을 맞은 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다. 이재명 대표가 당장 이날 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강서 보궐선거는 '정권 심판' 선거인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라며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전하며 공개적으로 전의(戰意)를 불태운 건 상징적인 일이다.
국민의힘은 우선 추석 연휴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사안이 '무죄' 또는 '윤석열 정부 심판론'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결국 1심 판결 전까지 탄력을 받은 이재명 리더십에 민주당 지지층 결집 효과까지, 난제는 쌓여가고 있다.
국민의힘 내 또 다른 의원은 "이러니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에 총력전을 선언했던 게 두고두고 패착인 것"이라며 "설령 민주당이 그랬더라도 우리 당으로선 중심을 잡고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나갈지 답답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왼쪽). 윤창원 기자김태우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엔 현재 당내 굵직한 수도권 인사들인 권영세 전 장관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있다. 여기에 강서 지역 내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해 충청권 정진석 의원과 정우택 의원 등 전‧현직 국회 부의장까지 명예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나섰다. 당에서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하며 사실상 '총선 전초전'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보궐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만큼 직접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내 또 다른 관계자는 "핵심 변수는 결국 지역 현안이나 투표율 등으로, 보궐선거의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지역 내 조직력 대결에서 민주당 역시 약점이 있는 만큼, 여당으로서 경쟁력을 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