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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영화 '거미집' 완성시킨 연기 장인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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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앙상블 영화 '거미집' 완성시킨 연기 장인들 이야기

    핵심요약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 총출동…극중 감독·배우·제작자로 변신
    김지운 감독 "'거미집'으로 앙상블 코미디 재미 보여주고파"

    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미국 앙상블 코미디를 보면 연기 장인들이 똑같은 몫을 갖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어떻게 저런 앙상블을 맞출까 싶었다. '거미집'을 통해 앙상블 코미디가 정말 재밌는 장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_김지운 감독, 영화 '거미집' 기자간담회에서
     
    '앙상블'(ensemble, 전체적인 분위기나 짜임에 맞는 어울림이나 통일). 대한민국을 넘어 칸과 세계를 사로잡은 연기 장인 송강호를 비롯해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 세대를 아우르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두 모인 영화 '거미집'을 설명할 수 있는 적확한 단어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칸이 사랑한 송강호를 비롯해 그와 앙상블을 이루는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의 호연이야말로 '거미집'을 완성한 요소이자 김지운 감독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모든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추후 인터뷰를 통해 만나볼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을 제외한 배우들 이야기를 모아봤다. 내용은 기자간담회와 쇼케이스, 보도자료 등을 참고로 재구성했다.

    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임수정이 연기한 이민자 "난 아예 중간부터 캐릭터가 바뀌네"

     
    2003년 '장화, 홍련' 이후 오랜만에 김지운 감독과 재회한 임수정은 "김지운 감독님은 제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찾아주신다"며 "'장화, 홍련' 속에서도 제 새로운 얼굴을 찾아주셨고, 20년이 지나서 또 다른 얼굴을 감독님 영화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임수정이 연기한 이민자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이민자를 연기한 베테랑 배우다. 원래 영화에선 남편의 외도에도 순종적인 아내로, 재촬영 대본에선 운명에 맞서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성격이 180도 달라진다. 베테랑답게 아수라장 현장에서도 최대한 진지하게 촬영하려 한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큰 도전이었던 게, 배우가 영화 속에서 배우 역할을 하는 게 귀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1970년대 연기 톤으로 배우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점도 정말 운이 좋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흑백 영화 안에 내가 담기고, 그런 경험을 배우로서 할 수 있다는 것도 참 너무 운이 좋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오정세가 연기한 강호세 "씨나리오가 좀 가혹해요"

     
    영화 '극한직업' '스위치' 등은 물론 드라마 '악귀' '엉클' '동백꽃 필 무렵' 등 매 작품 다채로운 매력으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오정세가 드디어 김지운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거미집'의 남자 주인공 강호세 역을 연기하는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로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유부남인데 계속 여배우들과 스캔들이 나는, 자칭 사랑이 많은 사람이자 타칭 바람둥이인 강호세는 단순하고 눈치는 좀 없지만 여린 심성의 소유자다. 촬영보다 자신에게 찾아온 새로운 사랑 유림이가 더 걱정이다.
     
    오정세는 자신의 캐릭터를 두고 "강호세는 '거미집'의 작품성이나 이야기에 크게 관심이 없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인물이다. 그런 욕망 때문에 걸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조금은 혼나면서 이를 통해 참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전여빈이 연기한 신미도 "저도 위대한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전여빈은 배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 사이에서 '신성필림' 후계자이자 재정담당 신미도 역을 맡아 영화 속 영화 '거미집' 촬영장을 종횡무진한다. 숙모인 백 회장(장영남)을 비롯해 모두가 김열 감독의 '거미집' 재촬영을 반대할 때, 신미도만이 걸작을 예감하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며 재촬영을 밀어붙인다.
     
    전여빈의 미도는, 인물들 사이 엇갈린 목적이 충돌하며 나오는 앙상블이 곧 드라마가 되는 '거미집'에서 어디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스토리에 한몫을 보탠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직진하면서 말이다.
     
    그는 "1970년대 극 안에 있는 배우들의 두 가지 모습을, 배우로서 연기할 때 모습과 극 바깥에서 다소 사실적이고 민낯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 명의 관객으로서 기뻐하면서 현장을 누렸다"며 "미도를 통해 다시 한번 현장에 대해서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정수정이 연기한 한유림 "저 힘들다고 아~까부터 얘기했어요"


    영화 '거미집'의 젊은 여공 한유림 역을 연기한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그런 한유림을 연기한 건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로 떠오른 정수정이다. 극 중 한유림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김열 감독의 애를 태우다 마지막으로 온 주연배우다. 하루면 된다는 조감독의 거짓말에 속아서 왔다가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 극 중에선 사장과 바람이 나고, 현실에서도 스캔들이 풍성하다.
     
    영화 속 라이징 스타 한유림을 연기하기 위해선 스타성, 화려한 외모, 도발적인 매력이 다 필요했다. 김지운 감독의 선택은 '배우 정수정'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 그는 영화에서도, 영화 속 영화에서도 선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는 당당함과 호연으로, 배우로서 그가 가진 매력을 큰 스크린 위에 거침없이 펼쳤다.
     
    정수정은 "70년대 음악, 패션, 헤어 등 그 시대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이런 시대에 대한 관심과 시나리오의 특별함, 김지운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을 비롯한 배우님들과 함께하는 작품이었기에 '정말 한 줄의 대사만 있는 역이라도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70년대 말투로 연기해야 한다고 해서 당황했는데, 김지운 감독님의 시범을 보고 확실히 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박정수가 연기한 오 여사 "김감독 현장은 원래 막장에 콩가루야"

     
    한국 드라마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배우 박정수. 그가 익숙한 브라운관이 아닌 스크린으로 찾아왔다. 그러나 박정수에게 브라운관과 스크린 사이 장벽은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베테랑'이란 무엇인지 그는 '거미집' 속 오 여사로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1972년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MBC 연기대상 신인 연기상을 수상, 70년대 현역으로 활동을 하며 커리어를 쌓았던 박정수는 극 중 배경이 되는 1970년대에 현역이었던 유일한 배우다. 그는 1970년대를 떠올리며 "그때는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도 안기부에서 나와서 검열했었다"고 말했다.
     
    많은 대사량과 말맛, 배우들 간 앙상블이 중요한 시트콤과 정극을 넘나들며 쌓은 박정수의 관록은 오 여사를 보다 생생하게 만들었다. 박정수는 "김지운 감독님이 옛날엔 자신이 혹독하고 치열했다고 말하는데, 내가 혹독하지 않은 시간에 감독님 만나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그는 "'거미집'은 사실 첫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후배님들이 영화에 관해선 내게 다 선배였다. 처음으로 영화를 하면서 작업하는 과정이 너무나 재밌었다"고 전했다.

    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거미집'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장영남이 연기한 백 회장 "걸작을 왜 만들어요? 그냥 하던 거 하세요"

     
    걸작이 될 거라며 '거미집'을 재촬영하겠다는 김열 감독이 '이상'이라면 그를 반대하는 한국 최고 영화사 '신성필림' 대표이자 제작자 백 회장은 '현실'이다. 심의도 안 난 대본으로 촬영을 감행한 김열 감독에게 반격하는 백 회장의 모습은 장영남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어떻게든 걸작을 다시 찍겠다는 김 감독과 대척점에 서서 현실을 깨닫게 해주려는 백 회장은 아수라장이 된 촬영 현장에 나타나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막중한 임무를 띤 역할인 만큼 셰익스피어와 창작극 등 다양한 연극과 드라마, 영화를 불문하고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장영남이 적역이었다. 그런 장영남에게 김지운 감독은 '버킷리스트' 중 한 사람이었다.
     
    장영남은 "감독님을 너무 만나 뵙고 싶었고, 함께 작업하는 게 꿈이었다. 이 작품에 캐스팅됐다고 해서 세상에서 아들 다음으로 큰 선물을 두 번째로 받았구나 싶어 너무 감격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뿐 아니라 거장인 송강호 선배님을 처음으로 뵈어야 해서 뭘 준비할 수 없었다. 감히 이분들 앞에서 뭘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심신 단련이 가장 중요했다"며 "'거미집'은 나에게 정말 큰 사랑"이라고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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