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섯 번째 KT 희망나눔인상 주인공으로 선정된 제천 정진야간학교(정진야학) 선생님 김창순(58세, 좌측), 김서진(29세, 우측)씨. KT희망나눔재단 제공낮에는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으로, 밤에는 만학도를 교육하는 교사로 살아가는 부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아버지 김창순(58)씨와 딸 김서진(29)씨.
아버지 김씨는 낮에는 제천시 건설과 과장으로, 밤에는 정진야학 교장이자 수학 교사로 1인 3역의 삶을 살고 있다.
평소 야학에 관심 많던 김씨는 1992년 선배 공무원의 권유로 처음 정진야학과 인연을 맺었다.
정진야학은 1986년에 문을 연 제천 유일의 검정고시 야간학교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학업을 놓친 늦깎이 만학도들이 중∙고등학교 과정을 배우는 이곳에서 지금까지 약 1,980명의 졸업생과 860명의 검정고시 합격자가 나왔다.
2014년 정진야학 교장으로 부임한 김씨는 매월 사비로 교육 물품을 지원하는 등 정진야학 운영에 남다른 열성과 의지를 쏟고 있다.
김씨에게 매주 목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다. 수학교사가 돼 퇴근 후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학생들에게 중등 수학 과정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야학교사로서의 사명을 이어온 김씨의 제자는 현재까지 1,200여 명에 달한다.
김씨는 "못 배운 게 한이라던 어르신을 위해 야학봉사를 한 지도 30년이 훌쩍 지났다"며 "많은 야학 졸업생이 본인 인생에서 이 곳에서의 생활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때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배움의 길을 걷도록 끝까지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씨의 딸 서진씨도 야학에 투신해 온 아버지의 모습을 본받아 작년 5월부터 정진야학의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딸 김씨 역시 낮에는 제천시 노인장애인과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야학 내 유일한 20대 교사인 김씨는 매주 금요일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만학도를 위해 직접 기출문제집을 만들어 수업하는 김씨 덕분에 수강생 대부분은 높은 검정고시 합격률을 자랑한다.
정진야학에 대한 김씨의 애정도 아버지 못지 않다. 김씨는 "일을 마친 후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어르신을 보면 없던 힘도 번쩍 생긴다"며 "아직 교사로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많은 분이 정진야학에서 많은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꾸준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 부녀는 자신의 자리에서 밤낮없이 시민들을 위해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다섯 번째 KT 희망나눔인상 주인공으로 19일 선정됐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김창순, 김서진씨는 정진야학에서 만학도에게 '교육나눔'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전해온 점에서 큰 귀감이 된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