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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가랑비에 옷 젖듯 반할 '달짝지근해: 7510'



영화

    [노컷 리뷰]가랑비에 옷 젖듯 반할 '달짝지근해: 7510'

    핵심요약

    영화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

    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 스포일러 주의
     
    치호의 하이개그에 스며든다. 치호와 일영의 사랑에 젖어 든다. 유해진과 김희선의 연기에 빠져든다. '달짝지근해: 7510'은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천천히 조금씩 스며들어 나도 모르게 푹 빠져버리는, 바로 그런 영화다.
     
    타고난 미각 100%, 현실 감각은 0%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는 과자밖에 모른다. 그런 치호 앞에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 일영(김희선)이 나타나고, 치호는 인생의 새로운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여기에 염치없고 철까지 없는 형 석호(차인표), 자아도취 제과회사 사장 병훈(진선규), 예측 불가한 과몰입러 은숙(한선화)과도 제대로 엮이게 된다. 그렇게 매일 쳇바퀴 같은 삶을 살던 치호의 인생이 버라이어티한 변화로 뒤덮이기 시작한다.
     
    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치호와 일영의 이름을 담은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은 '완득이' '증인'으로 따듯한 감성을 전했던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이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을 따뜻하고 밝은 감성 안에서 웃음과 깊이 있는 내면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도록 능수능란하게 조율한다.
     
    느지막하게 찾아온 치호의 첫사랑은 흔히 비유하는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처럼 달다가도 뒤늦게 씁쓸한 맛이 올라오며 감정적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든다. 형바라기 치호에게 뒤늦게 찾아온 사랑이란 감정은 너무 낯설어 그것이 사랑인지조차 모르게 만든다. 마음으로는 사랑을 느꼈지만, 머리로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에 서투르고, 그렇기에 더욱 설렌 감정에 치호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젖어 들어간다.
     
    반면 일영은 자신에게 다가온 감정이 사랑이란 것을 알았지만, 한 번 아픔을 겪은 그이기에 더 조심스럽다. 순수한 치호를 보고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슴속 깊이 새겨진 상처 역시 조금씩 치유되어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일영의 상처를 끄집어내 그 위로 또 다른 상처를 낸다. 그렇게 사랑의 감정도, 치호도 다시 떠나보내야 하는 건 줄 알았던 일영에게 자신의 감정이 가진 이름을 확인한 치호가 찾아오며 결실을 맺는다.
     
    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이처럼 '달짝지근해'는 사랑이 갖는 어떤 거창하고 판타지적인 이미지나 감상이 아닌 '깜박이' 하나로도 즐거울 수 있는 게 사랑이라는 걸 알려주는 영화다. 동시에 처음 사랑을 맛본 치호와 사랑으로 아픔을 안은 일영이 만나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사랑의 격정이나 판타지 같은 감정은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가깝게 와 닿는다. 치호와 일영의 사랑은 처음이기에, 그리고 한 번 아픔을 겪었기에 더욱더 순수하고 애틋하다. 영화 제목인 '달짝지근해'처럼 갑자기 뜨겁게 타오르지는 않지만 사랑이 주는 달콤한 맛을 조금씩 서로에게 나누며 맛본다.
     
    영화에서 치호는 일영을 위해 잘하지도 못하는 유머를 배워 일영을 웃게 만들고 싶다. 치호가 매일 이른바 '아재 개그'라고도 불리는 나름의 '하이 개그'를 열심히 습득해 던지는 이유다. 김밥집 안에서 치호와 일영의 하이 개그를 들으며 처음에는 이해 못 할 표정으로 바라보던 젊은 커플이 점차 그들의 웃음에 빠져드는 모습은 관객의 모습과 닮았다.
     
    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치호와 일영은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든다. 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관객들 역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그들에게 젖어 들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 역시 '사랑'이란 감정이 주는 달짝지근한 맛으로 물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이러한 치호와 일영의 달짝지근한 사랑을 좇는 감독의 시선 역시 따뜻하고 달짝지근하다.
     
    광대부터 왕까지 모든 역할을 다 해봤지만 코믹 로맨스는 처음이라는 유해진. 그는 달짝지근한 사랑에 빠져들어 가는 치호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현실감 없는 치호지만 그 감정만큼은 현실감 있게 표현해냈다. 믿고 보는 배우는 장르를 가리지 않음을 보여줬다.
     
    치호에게 스며들어 간 일영 역의 김희선은 로맨틱 코미디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왜 갖게 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불어 그가 단순히 로코에 특화된 배우가 아니라 깊은 울림을 주는 연기력의 장인임을 다시금 증명했다. 그런 두 배우가 만들어 낸 치호와 일영의 달짝지근한 케미는 관객의 마음마저 살랑거리게 만든다.
     
    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달짝지근해: 7510' 스틸컷. ㈜마인드마크 제공'달짝지근해'는 영화에 걸맞은 감독을 만나 그 맛이 제대로 살았다. 이한 감독의 손을 거친 덕에 영화는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함이 묻어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어떠한 거부감 없이 그저 푹 빠져들 수 있게 만들었다.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유해진과 김희선을 비롯한 진선규, 차인표, 한선화, 이준혁 등 조연들의 열연은 물론 염혜란, 고아성, 임시완, 현봉식 그리고 정우성의 특별출연이다. 특히 같은 날 개봉하는 '보호자'의 감독 겸 배우 정우성의 활약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전달한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며 유해진이 "영화에 딱 어울리는 노래"라고 강력 추천한 우효의 '민들레'를 듣는다면, 보다 진하게 '달짝지근해'의 여운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118분 상영, 8월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영화 '달짝지근해: 7510' 포스터.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달짝지근해: 7510' 포스터. ㈜마인드마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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