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이 이란 내 미국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 교도소에 수감된 미국인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한국에서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60억달러(약 7조8900억원)를 풀어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란 측은 간첩 혐의로 수감중이던 시아마크 나마지, 에마드 샤르기, 모라드 타바즈 등 미국인 5명을 호텔로 옮겨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했다.
이들이 수감중이었던 에빈 교도소는 가혹 행위가 빈번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수감자도 속출하는 등 악명이 높았다.
가택연금 중인 이들은 한국 내 이란 자금이 동결 해제돼 이란 측이 돈을 받으면 최종 석방된다. 최종 석방까지는 앞으로 4주~6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란이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5명을 석방했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최종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민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6년 1월 당시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맞교환 합의에 따라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인들이 전세기를 타고 독일의 람스타인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모습. 연합뉴스
다만 동결 자금 60억달러는 카타르중앙은행 계좌로 옮겨져 의약품·식품 구매 등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화당 등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손에 들어가 중동 지역의 무장 세력 지원에 사용될 수 있다며 동결 해제에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이란은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이듬해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과 이란 간 교역 및 금융거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한편 미국은 동결 자금 해제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 대(對)이란 제재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란인을 석방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