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제주지맹 회원이자 한라산지킴이 회원인 고석범 씨(67)가 지난 18일 오전 9시 한라산 백록담 정상을 밟았다. 2002년 12월 1일 첫 등산이후 '백록담 정상 1950회 등산'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고석범 씨는 "운동은 타고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여기다가 의사 권유를 받고 등산을 시작했다"며 "이렇게 오래 한라산을 오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주변 동료들의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고 씨는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다고 여겼지만 2002년 7월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증세로 '재검' 통보를 받았다. 잦은 음주와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간단한 걷기운동을 하다가 그해 겨울 자신의 직장인 한전 제주지사 산악회에서 실시하는 등산에 처음 참여했다. 당시 산행에서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 근육이 저릴 정도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나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면서 날짜와 소요시간, 특기 사항 등을 적었다. 예정했던 산행을 못하면 사유를 적었다.
고 씨는 주먹구구식 등산에서 벗어나려고 2005년 한라산등산학교를 수료했고, '1년에 100회 등산' 계획을 세워서 달성하기도 했다.
수년이 흐르자 한라산 정상 높이에 맞춘 '1950회 목표'를 정했다. 하루에 2차례 백록담 정상을 다녀오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했으며 2016년에는 165회를 기록했다. 2.2일에 한번 백록담을 다녀오는 수준이다. 고 씨는 앞으로 794회를 더 추가해 백두산 높이(2744m)와 같은 한라산 정상 등산 2744회 기록을 목표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