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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日 '오염수 방류' 임박에 어시장 불안…'천일염' 주문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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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日 '오염수 방류' 임박에 어시장 불안…'천일염' 주문 폭주

    신안군 수협, 천일염 20% 인상…주문 100배 늘어
    신안군 비금농협, 7월부터 주문 가능…수협쇼핑 일시 품절
    해수부 "천일염 사재기로 인한 가격 폭등은 사실 아니다"

    지난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주영민 기자 지난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주영민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만난 상인과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필수 조미료인 소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느냐가 이들의 최대 고민이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주부 A(60대)씨와 B(60대)씨는 서로 '소금 쟁이기'를 했는지 확인하며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소금 가격이 오르기 전 미리 대량 구입했지만, B씨는 아직 사지 못했다.

    A씨는 "소금을 사면서 '상인에게 왜 이렇게 가격이 올랐냐'고 물어봤더니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한 이후에 생산된 소금을 안 사겠다는 손님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었다"면서 "수산물은 먹고 싶어도 참으면 되지만, 소금은 필수 조미료여서 안 들어가는 데가 없는데 오염수로 소금 만든다고 하면 선뜻 먹어도 되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B씨는 최근 소금값 폭등으로 달라진 수산시장 인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예전에는 가정에서 직접 젓갈을 담그기 위해 수산물을 산다고 하면 공짜로 소금에 절여 줬는데 최근에는 3~4천 원가량 추가 요금을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상인들도 소금값 폭등에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젓갈을 직접 생산·가공·판매하는 상인 C(50대,여)씨는 "소금값이 폭등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앞 가게도 소금 3포대를 샀다"면서 "우리도 빨리 사야겠다"고 푸념했다. C씨는 "젓갈의 경우 젓갈 재료가 되는 수산물의 어획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데 지난해부터 소금값이 폭등하면서 소금값 상승분이 젓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안군수협직매장 가격 조정 및 택배 지연 안내문. 홈페이지 캡처신안군수협직매장 가격 조정 및 택배 지연 안내문. 홈페이지 캡처

    신안군 수협, 천일염 20% 인상…주문 100배 늘어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신안군에는 천일염을 사려는 주문이 100배 이상 증가하는 등 폭주하고 있다.

    신안군수협직매장은 8일부터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kg' 가격을 2만 5천 원에서 3만 원으로 20%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신안군수협직매장은 "부득이하게 수매단가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일부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당일 발송 처리를 했더라도 전국적으로 천일염 택배량이 급증해 택배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신안군수협직매장 관계자는 "하루에 10포씩 팔다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뉴스가 나온 이번 주부터 하루에 1천 포씩 나가고 있다"며 "이제 화물이나 인건비가 엄청 많이 들어서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안군 비금농협쇼핑몰. 홈페이지 캡처신안군 비금농협쇼핑몰. 홈페이지 캡처

    신안군 비금농협, 7월부터 주문 가능…수협쇼핑 일시 품절


    신안군 비금농협도 사정은 마찬가지. 소금 주문이 급증해 한 사람당 5개로 제한했다. 이마저도 다음 달부터 주문이 가능한 상황이다.

    비금농협 관계자는 "지금 천일염 택배 물량이 이틀 사이에 5천 개가 들어와 버렸다"며 "저희가 섬이다 보니까 하루에 나갈 수 있는 양이 100~200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보도가 나온 지난주부터 이 난리"라며 "그전에는 하루에 30~40개 밖에 안 나갔는데, 지금은 하루에 막 1~2천 개씩 주문이 들어오니 택배 회사에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협쇼핑에서도 전남 신안 천일염 20kg이 주간 BEST에 오르며 일시 품절됐다. 인기 키워드는 소금과 천일염이 전복과 함께 차지했다.

    해수부 "천일염 사재기로 인한 가격 폭등은 사실 아니다"


    해양수산부는 "천일염 사재기로 인한 가격 폭등은 사실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굵은소금 5kg 소매가격은 평균 1만2513원으로 1년 전(1만1227원)보다 11.45%가량 올랐다. 평년 평균인 7815원에 비해서는 60.11%나 껑충 뛴 것이다.

    해수부는 "4월 첫 주 대비 6월 첫 주 천일염 가격은 26.8% 상승했다"며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은 기상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장마철 대비 출하 물량 조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 유출이 있었던 2011년 이후 현재까지 실시한 약 3만 건의 생산단계 방사능 검사 결과, 부적합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지금도 국내 해역 92개 정점, 생산단계와 유통단계 수산물에 대해 3중으로 철저히 검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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