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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女 배구 스타→연봉 반토막?' 김희진 "밑바닥까지 떨어졌으니 이제 올라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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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女 배구 스타→연봉 반토막?' 김희진 "밑바닥까지 떨어졌으니 이제 올라가야죠"

    IBK기업은행 김희진. 노컷뉴스IBK기업은행 김희진. 노컷뉴스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토종 에이스 김희진(32·185cm)에게 지난 2022-2023시즌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탓에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희진은 지난 2021년 5월 왼쪽 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곧바로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투혼을 발휘해 여자 배구의 4강 신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무리했던 탓에 무릎은 다시 고장이 났다. 김희진은 소속팀을 위해 통증을 참고 뛰었지만 걷기조차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지난 2월 27일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됐다.
     
    이후 약 3개월, 김희진은 한창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여자 배구 인기를 견인했던 스타에서 최악의 지난 시즌까지 부침 끝에 화려한 부활을 다짐하는 김희진을 CBS노컷뉴스가 8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기업은행 체육관에서 만났다.

    ▲"몸 상태 좋았는데 개막 2일 전 부상…화가 나더라고요"

    현재 몸 상태에 대해 김희진은 "아직 어느 정도라고 말할 상태는 아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수술 후 한 달 뒤에 재활을 시작했는데 회복 속도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 재활 기간은 1년 가량 소요될 전망이었지만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 김희진은 "병원에서는 부상 재발 없이 안전하게 회복하려면 8개월 정도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면서 "이제 운동을 하면서 근력을 올리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김희진은 2010년 프로 데뷔 후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지만 지난 시즌에는 무릎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8경기에 출전해 251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은 34.28%에 불과했다.
     
    시즌 전 몸 상태가 좋았던 만큼 좌절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김희진은 "지금은 우울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너무 아쉽고 화가 났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난 시즌을 앞두고 평가전을 할 때 몸 상태가 너무 좋았다. 주변에서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얘기할 정도였다"면서 "그런데 개막 이틀 전에 다치는 바람에 모든 게 무산됐다"고 아쉬워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 노컷뉴스IBK기업은행 김희진. 노컷뉴스부상 이후 곧바로 수술대에 오르지 않은 건 에이스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김희진은 "시즌 들어가기 전 몸 상태가 너무 좋아서 (김호철) 감독님도 많이 기대를 하셨다"면서 "팀도 원하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해 나도 기대가 컸다"고 시즌 전 상황을 전했다.  

    김희진은 "그러나 내가 다치는 바람에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면서 "코트에서 많이 움직이지 못해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상 후에도 계속 경기에 나갔더니 나중에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면서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을 드리고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친정팀과 동행 이어가…반려견 보면서 재활 힘내고 있죠"
     
    시즌을 마친 뒤 김희진은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렸는데,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의 부상을 감수하고 동행을 결정했다. 팀의 창단 멤버이자 우승 등 전성기를 이끈 프랜차이즈 스타를 예우한 셈이다.

    김희진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전년도 6억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1억5000만 원)에서 3억5000만 원(연봉 1억5000만 원, 옵션 2억 원)으로 연봉이 절반 가까이 삭감됐지만 팀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드러내며 잔류를 선택했다.
     
    IBK기업은행에 잔류한 이유에 대해 김희진은 "큰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이적해도 서로 불안한 부분이 많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내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팀이 기업은행이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들께서도 내가 다른 팀으로 갔다면 많이 혼란스러워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팬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 노컷뉴스IBK기업은행 김희진. 노컷뉴스​​​
    복귀 후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이 많을 법하다. 하지만 김희진은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없다. 복귀가 늦어지더라고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애매한 상태로 코트에 들어갈 바에는 복귀를 늦추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힘든 재활 과정을 이겨낼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희진은 "반려견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반려견과 산책을 하고 싶어서 더 빨리 회복하고 싶어졌다"면서 "같이 조깅 정도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몸 상태를 더 빨리 끌어 올리려고 하고 있다"고 웃었다. (반려견을 언급하자 김희진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지난 시즌 김희진의 공백을 절감한 IBK기업은행은 15승 21패 승점 48을 기록, 6위에 머물며 봄 배구가 무산됐다. 그러나 김희진은 복귀 후 새 시즌에는 팀의 반등을 확신했다.  
     
    김희진은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선수들이 오히려 부담감을 내려놓고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나도 개인적으로 부상 이후 밑바닥까지 내려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많이 내려온 만큼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亞 쿼터·외인 1순위에 황민경 언니까지…나만 잘 하면 우승"
     
    새 시즌을 앞두고 팀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IBK기업은행은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수지가 FA 계약을 통해 흥국생명으로 떠났지만, 현대건설에서 뛰던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을 FA로 데려왔다. 김수지의 보상 선수로 신예 미들 블로커 임혜림도 합류했다.

    여기에 아시아 쿼터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모두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는 행운이 따랐다. 각각 태국 출신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와 푸에트리코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를 영입했다.
     
    팀이 전력 보강에 성공해 김희진은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는 "일단 대표팀에 간 (신)연경이랑 (표)승주가 더 성장해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황)민경 언니도 와서 리시브 라인이 든든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V리그 사상 최초로 시행된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꼽힌 세터 폰푼과 호흡을 맞출 생각에 설렘이 가득했다. 김희진은 "팀의 리시브 라인이 좋아져서 폰푼이 미들 블로커를 활용한 속공을 자주 시도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내가 미들 블로커를 맡으면 블로킹이 많이 분산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날개 공격수들의 공격이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 블로커를 병행했던 김희진이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아베크롬비를 지명했기 때문에 새 시즌에는 미들 블로커로 활약할 전망이다.

    지난해 '푸마코리아-대한민국배구협회 공식 후원사 협약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희진(가운데)이 강소휘(왼쪽), 이다현과 포즈를 취한 모습. 황진환 기자지난해 '푸마코리아-대한민국배구협회 공식 후원사 협약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희진(가운데)이 강소휘(왼쪽), 이다현과 포즈를 취한 모습. 황진환 기자​​
    김희진은 복귀 후 목표에 대해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코트에 들어간다면 '부상 복귀 후 이 정도면 괜찮지'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성기 때 기량까진 아니더라도 부상을 핑계 삼지 않고 좋은 플레이를 보이는 게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도 드러냈다. 김희진은 "2016-2017시즌 우승 이후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지고 혼자 남은 뒤 우승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면서 "'동료들의 실력이 더 좋아서 우승을 한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많이 들었다. 팀 성적이 안 좋을 때는 '내가 문제인가'라는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팀이 다시 우승을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과 여자 배구 인기를 끌어올렸던 김희진. 지난 시즌 부상으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지만 힘든 수술과 재활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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