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시즌을 마친 손흥민이 지난 달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올해 2회째를 맞는 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가 7일 춘천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정작 손흥민 선수의 참석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최근 육동한 춘천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손흥민 선수의 행사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대회 운영에만 전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당초 춘천시와 손 축구아카데미 측은 지난달 31일 손흥민 선수의 일정 조율이 불발된 이후 최종 조율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5일까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손 축구아카데미는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축구 클럽이다.
춘천시는 지난해부터 손 선수의 행사 참석을 위한 행사 일정 조율, 참가 선수 범위 등에 주력했다. 춘천시는 손 선수의 참석이 확정된 것으로 잠정 결정하고 행사를 일주일 앞둔 지난 31일 육동한 시장 주재의 기자회견까지 준비했지만 결국 기대에 그쳤다.
지난 달 30일 귀국한 손흥민 선수는 각종 광고 계약 등의 일정으로 춘천 대회 참석이 어렵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춘천시민들과 체육인, 시의회 안에서는 '주인공' 없는 행사에 시민 혈세를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행사명칭을 바꾸고 춘천시 유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춘천시의회 한 의원은 "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 예산이 약 3억~4억 원 이상이다. (주최측인) 손 아카데미는 사기업이다. 손흥민 선수의 역할이 없다면 이 행사의 의미가 있냐"며 "이 예산이면 춘천시 유소년 선수들의 크고 작은 행사는 물론 유니폼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의 한 축구 클럽 관계자는 "춘천시민들과 유소년 아이들과의 약속이 2년 연속 불발 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춘천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소년들이 참석하고 싶어도 참석의 기회를 주지 않아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손흥민 선수가)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인 춘천에 오지 못한다는 것은 춘천시민과 체육인들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전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손 선수의 참석을 부탁했지만 5일 현재까지 답이 없고 행사를 하루 앞두고 당장 참석한다고 연락이 와도 반응은 싸늘하다. 앞으로 이 행사의 발전을 위해 생각해 봐야 되는 지점이 있다. 춘천시민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춘천시는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춘천 동면 손흥민 체육공원에서 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를 연다. 해외 9개팀, 국내 3개팀 총 12개팀으로 구성된 가운데 해외팀의 경우 몽골, 중국 , 콜롬비아, 호주,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총 7개국이 참가한다.
2021년 10월 이재수 전 시장이 손흥민 아버지인 손웅정(사진 맨 오른쪽)씨와 손흥민 유소년 축구대회 관련 기자회견 열었다. 연합뉴스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는 2021년 6월 이재수 전 춘천시장이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 손 축구아카데미 감독에게 제안해 논의가 시작됐고 같은 해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화했다.
당시 춘천시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손흥민 선수를 배출한 고향 춘천에서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해 춘천을 명실상부한 축구도시로 만들고 '강원FC 축구 전용구장' 춘천 유치 등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