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래경 신임 혁신위원회 위원장의 임명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래경 신임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임명 직후부터 '천안함 자폭', '대선 조작' 등 과거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본인의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재명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신임 혁신위원장의 임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부터 역할까지 모두 혁신기구에 전속으로 맡기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지도부는 혁신기구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신뢰 받는 민주당과, 더 새롭고 큰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국민과 당원들이 힘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임명 직후 이 위원장의 과거 SNS 게시글들이 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월10일 페이스북에서 중국의 비행기구가 미국에서 관측된 것에 대해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했다"고 썼다. 또 지난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미국의 정보조직들이 깊숙이 개입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대로 중국과 러시아에는 지지를 표명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 위원장은 "우크라 확전 일년을 맞이하는 오늘 누가 전장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호전적인 깡패국가인지 과연 누가 전쟁의 중재를 통해 인류의 번영을 꾀하는 평화국가인지 확실해졌다"며 "중국 외교 책임자인 왕이 중앙위원은 중국이 추구하는 지정학적 목표는 미래를 함께 공유한 지구촌을 기반으로 글로벌 안보구상과 글로벌 발전구상임을 분명하게 제시했다"고 썼다.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민주당 당대표실 제공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윤석열과 한동훈은 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법 도둑질을 하는 범죄집단"이라며 "한마디로 선거와 법을 빙자한 조폭무리다. 지금은 대화의 정치가 아니라 사생결단의 혁명적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를 옹호하는 글도 다수 올렸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2월 한 게시물을 올리며 "오늘 시점에 다시 되새기는 명언"이라고 썼다. 그는 이 글에서 "보면 볼수록 이재명은 든든하고 윤석열은 불안하며, 알면 알수록 이재명은 박식하고 윤석열은 무식하며, 까면 깔수록 이재명은 깨끗하고 윤석열은 더럽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 체제를 '수술'해야 하는 이 위원장의 혁신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위원장으로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권칠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유인으로서 자유롭게 본인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 퇴진운동과 이 대표 지키기 운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문제 삼아야 한다는 게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그만큼 외부인이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노골적인 발언이 공당의 혁신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혁신위원장이 되면 언어에 대한 조절 이런 것들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활동한 내용은 중소기업 대표로서의 삶이다. 성공한 CEO로서 현재 정부의 외교적 실책으로 일어나는 많은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김남국 코인' 논란 등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지난달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회에 혁신안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겠다며 힘을 싣겠다고 한 상태다.
1954년 출생인 이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부를 명예졸업했고,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발기인 및 초대 상임위원을 맡았다. 이후 민주기업가 회의 회장, 한반도재단 이사 및 운영위원장, 사단법인 일촌공동체 설립자 및 명예회장,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현재는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와 사단법인 다른백년 설립자 및 명예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