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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택의 형 없어도 괜찮아, 편견 깰 것" KB 막내 세터들의 당찬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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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택의 형 없어도 괜찮아, 편견 깰 것" KB 막내 세터들의 당찬 포부

    KB손해보험 세터 박현빈(왼쪽)과 신승훈(오른쪽). KB손해보험 스타즈KB손해보험 세터 박현빈(왼쪽)과 신승훈(오른쪽). KB손해보험 스타즈붙박이 주전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주전 세터는 줄곧 황택의(27·190cm)의 몫이었다. 황택의는 2016-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고, 곧바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근 3시즌 연속 베스트7 세터에 오르며 리그 정상급 세터로 자리매김한 그는 7시즌째 KB손해보험의 야전 사령관을 맡고 있다.

    그런 황택의는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이에 좀처럼 코트를 누비지 못했던 후배 세터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데뷔 3년 차 신승훈(23·195cm)과 2년 차 박현빈(19·185cm)은 새 야전 사령관 자리를 꿰차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신승훈은 2021-202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6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했다. 첫 시즌 12경기(24세트) 출전에 그쳤지만 2년 차인 지난 시즌에는 21경기(48세트)로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두 번째 시즌을 마친 신승훈은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신인 때보다 여유가 생겨서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면서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처음보다 성장한 것 같았고, 경기 감각도 향상된 느낌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현빈에겐 데뷔 첫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6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그는 5경기(14세트)에 출전했다.

    비록 출전 경기 수는 부족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낀 뜻깊은 시즌이었다. 박현빈은 "긴장이 많이 되고 부담도 컸지만 형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면서 "특히 (황)택의 형의 플레이를 열심히 관찰했다. 속공을 언제 써야 하는지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새 시즌 KB손해보험을 이끌 야전 사령관 박현빈(왼쪽)과 신승훈(오른쪽). KB손해보험 스타즈새 시즌 KB손해보험을 이끌 야전 사령관 박현빈(왼쪽)과 신승훈(오른쪽). KB손해보험 스타즈시즌 중 황택의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해 신승훈과 박현빈이 팀을 이끌어야 했던 순간도 있었다. 두 선수는 3라운드 동안 번갈아 경기에 나서며 출전 시간을 양분했다. 당시 3라운드에 대해 신승훈은 "(박)현빈이와 서로 도와가면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고 했고, 박현빈은 "서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안 풀리는 부분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떠올렸다.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 각각 잊지 못할 인생 경기를 펼쳤다. 모처럼 찾아온 출전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신승훈은 지난해 12월 13일 삼성화재전에서 팀의 8연패 탈출을 이끌며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이때 데뷔 후 처음으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한 그는 "너무 떨려서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형들이 잘 이끌어준 덕분에 부담 없이 재미있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현빈에겐 데뷔전보다 더 인상 깊은 경기가 있었다. 외국인 선수 비예나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지난해 12월 27일 한국전력전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그는 "비예나가 '신인이니까 미숙할 수밖에 없다. 자신 있게 하면 된다'고 응원을 해줘서 큰 힘이 됐다"면서 "비예나 덕분에 마지막 세트에서 긴장이 풀려서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세터 막둥이 박현빈(왼쪽)과 신승훈(오른쪽). KB손해보험 스타즈세터 막둥이 박현빈(왼쪽)과 신승훈(오른쪽). KB손해보험 스타즈
    하지만 4라운드부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박현빈은 "부담이 컸던 탓에 멘털이 흔들렸던 것 같다. 스스로 극복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면서 "새 시즌에는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입단 동기인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22·190cm)이 주전으로 도약한 모습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두 선수는 청소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대학 리그에서 여러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박현빈은 "(이)현승이 형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면서 "단점을 보완해서 새 시즌에는 더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승훈 역시 새 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신장 195cm의 장신 세터인 그는 "키가 크기 때문에 장점을 살리면서 팀을 돕고 싶다"면서 "새 시즌에는 한 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신승훈이라는 이름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기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섞으면서 두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신승훈은 "감독님께서 자극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고, 박현빈은 "운동할 때는 다소 엄격하시지만 항상 꼼꼼하게 봐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다. 훈련이 끝나면 편하게 대해주신다"고 말했다.

    황택의가 이탈한 KB손해보험의 새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하지만 두 선수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박현빈은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신승훈은 "형들도 준비를 잘하고 계신다. 형들과 열심히 해서 그런 편견을 깨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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