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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기류 계속…슬롯 더 내놓을까



기업/산업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기류 계속…슬롯 더 내놓을까

    핵심요약

    EU 이어 미국도 사실상 합병 반대 입장
    예상보다 많은 슬롯 외항사로 넘어갈 가능성 커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EU에 이어 미국까지 독과점 우려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대 국적 항공사의 합병이 더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상당수의 운수원과 슬롯이 반납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아시아나항공 원유석 대표와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등과 함께 미국 법무부(DOJ) 차관을 면담했다. 미 법무부는 반독점 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을 심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미 법무부는 양사 합병시 대한항공의 시장 독점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전하며 이런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DOJ는 대한항공·아시아나가 운항하는 한-미 노선 13개 가운데 5개(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뉴욕·LA·시애틀) 노선에서 독점이 커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미주 노선을 확대 중인 점을 감안하면 독점도가 낮아질 것이고 해당 노선 이용객 대부분이 한국인이어서 미국 소비자에게 영향이 없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1월 미국 노선에 취항해 주 5회 인천과 LA를 운항하고 있고 뉴욕·샌프란시스코로 노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DOJ는 에어프레미아가 대항마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앞서 EU 집행위도 지난 17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 심사보고서를 대한한공 측에 통보했다. 양사 합병시 4개(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고 유럽 전역과 한국 간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EU 측은 대한항공에 해당 노선에 대한 일반 승객 운송과 화물 운송 서비스 운영에서 독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U 집행위와 DOJ의 움직임에 대해 대해 대한항공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다.

    EU와 미국이 자국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 양사 합병에 연이어 '딴지'를 걸고 나서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산업은행 모두 좌불안석이다.

    지난 2019년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아시아나를 매각하기로 하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코로나로 계약이 무산된 후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2020년 11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후 대한항공은 1조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아시아나에 지급했고, 잔금 8천억원만 남은 상태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 대한항공이 1조원을 회수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아시아나는 최악의 경우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최근 몇 년 간 감소세를 보여온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최근 다시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233.75%p 상승하며 1780.17%에 달했다. 연결기준으로는 2000%를 넘겼다. 아시아나는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을 확충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합병이 지연되며 이런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업계 일각에선 합병이 무산되면 아시아나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지난 2019년~2020년 아시아나에 공적자금 3조6천억원을 투입했는데 합병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공적 자금을 회수할 다른 방법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합병 지연 등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업계에선 영국 등 앞선 기업결합 심사 전례를 감안하면 대한항공이 더 많은 규모로 슬롯을 반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심사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양사가 런던 히스로 공항에 보유하던 주당 17개의 슬롯 중 7개를 영국 버진애틀랜틱에 넘긴 끝에 결합 심사 승인을 받았다. EU와 미국 역시 절반 이상의 슬롯의 반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슬롯반납은 기본적인 전제조건이지만 (양사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해당 노선) 신규 진입 항공사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며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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