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지난해 말 '성과급 잔치' 비난으로 은행들간 가산금리 인하 경쟁까지 겹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예금금리 하단이 모두 3%대로 내려왔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0~5.856%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750%포인트(p)나 급락했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525%포인트(4.478%→3.953%)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특히 지난 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안정을 위해 국내외 긴축 기조가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시장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여기에 지난달 은행들이 앞다퉈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안팎으로 낮추면서 지표금리 낙폭(0.525%포인트)보다 실제 대출금리가 하락폭이 더 컸다.
시중은행의 3%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750~6.120%)도 한 달 사이 하단이 0.670%포인트, 상단이 0.330%포인트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현재 연 4.190~6.706%로 하단이 0.730%포인트 내려왔다.
지표금리 코픽스(COFIX)가 0.290%포인트(3.820%→3.530%) 하락한데 이어, 가산금리 인하까지 더해진 결과다.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아예 기준금리(3.50%)보다 아래로 내려왔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현재 연 3.40~3.80% 수준이다.
공시된 각 은행 상품별 12개월 만기 최고우대금리는 △농협은행 NH고향사랑기부예금 3.80% △우리은행 원(WON)플러스 예금 3.54% △농협은행 NH내가그린(Green)초록세상예금 3.50%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50% △KB국민은행 KB스타(star)정기예금 3.50%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Ⅱ 3.43% △신한은행 쏠편한정기예금 3.40% 순이다.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정책금융상품을 활용하려던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기존 보금자리론, 안심전환대출, 전격 대출 등 정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통합한 고정금리 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달 금리는 일반형에 연 4.15~4.45%, 우대형에 연 4.05~4.35%가 적용된다.
사회적배려층과 저소득층 청년, 신혼가구 등은 우대금리를 최대한 활용해 연 3.25~3.55%도 가능하지만, 신청자 상당수는 4%대 금리를 적용받는다.
이 때문에 3%대 중반까지 떨어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비교해 정책금융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