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 훔친 휴대전화를 헐값에 사들여 해외로 밀반출해 1800만 원을 챙긴 외국인과 그에게 '도난폰'을 팔아온 장물업자 조직 등 1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인 장물총책 A씨를 구속하고, 그에게 휴대전화를 팔아넘긴 '부축빼기' 전문 절도범·국내 장물업자 등 14명(8명 구속)을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부축빼기란 취객을 부축하거나 깨우는 척하며 물건을 털어가는 소매치기 수법을 뜻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이달 5일까지 약 19개월 동안 훔친 휴대전화를 대당 20만~110만 원에 매입해 베트남으로 빼돌렸다.
장물취득 전과 2범인 A씨는 총 1800여만 원의 범죄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촌동생인 베트남인 B씨(공범) 명의로 임대차 계약·차량 등록을 진행하고,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번갈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장물은 주로 새벽시간대 자동차 안이나 공원 등에서 은밀하게 거래됐다.
매입한 장물은
수출대행업체를 통해 정상적인 중고 휴대전화에 끼워 넣거나 보따리상·베트남 가이드를 거쳐 한 대당 2만 원을 주고 베트남으로 밀반출됐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이들은
'피싱(phishing·전자금융사기)' 수법으로 분실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휴대폰의 정보를 베트남 현지 조직원에게 전송한 뒤,
다시 피해자들에게 휴대전화를 찾은 양 사칭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이에
속은 피해자들이 아이디·비밀번호를 보내면, 해당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베트남에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을 두 달에 걸쳐 폐쇄회로(CC)TV 500여 대를 추적한 끝에 지난달 6일 A씨를 체포했다. 주거지·차량 등에서 현금 952만 원, 장물 휴대폰 5대, 노트북 2대 등도 압수했다.
이후 지하철 휴대폰 절도범·국내 장물업자들이 A씨 등과 조직적으로 거래해온 정황을 포착해 일당을 검거했다. 특히 작년부터 최근까지
심야시간대 지하철 5·9호선에서 활동해온 절도범 홍모씨와 장물범 심모씨가 직접 장물을 주고받는 현장을 급습한 게 주효했다. 이들로부터 현금 1069만 원과 휴대전화 6대를 압수하는 등 여죄 14건도 밝혀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해외 발신번호로 온 문자메시지에 담긴 URL이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절대 접속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제조사에선 '분실품을 찾았다'는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하철경찰대는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절도범·장물범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