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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경청회 갈등 첨예…"자연 보호" 대 "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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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제2공항 경청회 갈등 첨예…"자연 보호" 대 "경제 활성화"

    29일 첫 도민 경청회 자리서 찬반 주민 따로 앉고 고성…제2공항 갈등 상황 극명

    제2공항 반대 단체 입장 발표 때 항의하는 찬성 주민. 고상현 기자제2공항 반대 단체 입장 발표 때 항의하는 찬성 주민. 고상현 기자
    제주 제2공항을 두고 조류충돌 평가와 수요 예측이 잘못됐다는 반대 의견과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공항 이용객 편의를 위해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29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첫 기본계획안 도민 경청회 자리에서다.
     

    찬반 주민 따로 앉아…제2공항 갈등 '극명'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밑그림이 담긴 기본계획안이 공개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도민 경청회 자리인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찬‧반 주민 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단상을 기준으로 좌측 좌석에는 찬성 주민이, 우측 좌석에는 반대 주민이 포진했다. 제2공항 갈등 상황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용역진인 포스코건설 컨소시엄 관계자의 제2공항 기본계획안 설명 이후 찬‧반 단체 측 대표가 각각 단상에 올라 의견을 피력했다. 한쪽에선 고성과 욕설이, 한쪽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먼저 반대 측인 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제2공항 후보지 일대는 철새 도래지가 다수 있다. 172종 가운데 39종만 위험평가를 했다. 빠진 새 중 떼까마귀와 중대백로 등은 다른 공항에서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된 새들"이라며 조류충돌 평가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제2공항 기본계획안 도민 경청회. 고상현 기자제2공항 기본계획안 도민 경청회. 고상현 기자
    특히 항공 수요 예측에 대해서도 "당초 연간 이용객을 4560만 명으로 발표했다가 최근 발표한 기본계획안에는 3969만 명이라고 했다. 수요 예측이 계속 바뀌고 있다. 현 수요 예측에서도 제주공항으로 충당이 가능한데, 도대체 제2공항을 제주공항보다 크게 짓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했다.
     
    박 정책위원은 마지막으로 "제2공항을 짓게 되면 공군기지가 될 게 뻔하다. 제주도 전체가 군사기지가 된다. 지도자가 오판을 하면 전쟁이 나면서 제주가 불바다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 측 대표로 나온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장은 "현 공항이 좁아서 비행기 타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다. 지난 폭설 때 결항 사태가 있었다. 불편을 겪은 관광객이 다시 제주를 찾지 않을 것이다. 제2공항을 지어서 관광객‧도민 불편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제주공항은 동서활주로이기 때문에 북풍이라도 불면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위험하다. 이 때문에 자주 결항되는 것이다. 제2공항은 남북활주로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피력했다.
     
    오 위원장은 "제2공항이 지어지면 저가 항공사가 활발해지며 관광객이 제주를 많이 찾을 것이다. 또 제주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길이다. 침체된 지역 건설‧관광 경기를 살릴 것이다. 국가에서 안전하고 쾌적한 공항을 지어주겠다는 데 마다할 필요가 없다.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 제2공항 도민 경청회. 고상현 기자제주 제2공항 도민 경청회. 고상현 기자

    몸싸움 직전까지…"현 공항 불편" VS. "자연 지켜야"

     
    찬‧반 주민들 간 의견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때 주민들 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 직전까지 갔으나 행사 관계자의 제지로 무마됐다. 행사 진행자와 찬‧반 단체 관계자가 수시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달라" "자극적인 언행이나 돌발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할 정도였다.
     
    먼저 제2공항을 찬성한다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주민 A씨는 최근 반대 단체 측에서 요구하는 주민투표를 두고 "반대 측에서 도민 투표를 주장하는데, 이해당사자끼리 투표하는 게 맞다. 성산 공항을 이용하지도 않을 제주 한림과 모슬포 사람이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했다.
     
    반면 7살 아이를 둔 엄마라고 밝힌 B씨는 "제2공항이 순수 민간공항이 맞느냐. 국방부에서 공군기지로 활용하겠다고 했었는데, 전쟁 위협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겠는가. 저도 이해 당사자다. 군사공항이 아니라는 확답을 받고 나서야 제2공항 문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찬반 단체 간 고성이 오가고 있다. 고상현 기자찬반 단체 간 고성이 오가고 있다. 고상현 기자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에 산다는 찬성 측 C씨는 "최근 제주공항을 통해 육지에 가려고 보니 1시간이나 비행기가 지연됐다. 다리가 아픈데 공항에 앉을 자리도 없었다. 이래서 제2공항이 필요한 거다. 저도 군사공항을 반대하지만, 비상시에는 모든 공항이 군사공항으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한 반대 도민은 제주 자연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구좌읍에 산다는 D씨는 "제주의 가치는 아름다운 자연이다. 제2공항을 짓게 되면 제주다움을 잃어버린다. 제주 자연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자연이 살아야 관광객이 는다. 더 이상의 공항은 반대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앞으로 두 차례 더 도민 경청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일정이 변동될 수 있으나 다음 달 6일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 다음 달 24일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이와 별도로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을 지난 9일부터 도‧양 행정시 누리집 등을 통해 받고 있다.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 고상현 기자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 고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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