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iN이 게시한 고(故) 조광현 옹 추모이미지. 네이버 캡처네이버 '지식인(iN)'에 '녹야(綠野)'라는 닉네임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많은 답변을 남기며 '지식인 할아버지'로 불린 조광현 옹이 27일 오후 10시쯤 서울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007년 9월 15일 첫 답변을 시작으로 16년 동안 5만 3839개의 답변을 남기고, 4만 7630명의 질문자에게 도움을 줬다.
33년간 개인 치과를 운영한 전직 치과의사로서의 전문성을 활용해 인체 건강상식, 치아 유지, 관리 분야에서 많은 답변을 했고, 답변에는 따뜻한 조언과 함께 유머가 담겨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었다.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식iN 서비스에서 답변을 달아주시며 많은 사랑을 받으셨던 영원한 지식iN 할아버지 녹야 님 (조광현 님)의 별세를 애도한다"며 "2007년 첫 답변부터, 16년 동안 지식iN의 수많은 질문자들과 소통하며, 지식과 지혜 그리고 경험을 공유해 주시고, 함께해 주셨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추모했다.
다음은 네이버 지식인팀이 추린 고인의 인상적인 답변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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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산타 할아버지 나이는 몇살인 가요?
답변) 아빠 나이와 동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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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할아버지 생신 선물로 뭘 드리면 좋을까요?
답변) 노인네들은 그저 먹는 것이 최고지요. 맛있는 쵸코렜(초콜릿)이나 준비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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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가난을 견디면서 공부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답변) 우선 공부에 재미를 붙여야 합니다. 태어나서 아직까지 몰랐던 진리나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기쁨으로 살아 왔습니다. 늘 공부는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교과서뿐 아니라 신문 잡지나 라디오를 경청했습니다. 차츰 지식이 돈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부터 더욱 열심히 지식 습득에 굶주린 이리떼처럼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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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힘드실 때가 있었다면 어떻게 견디셨는지요?
답변) 지식 습득에 혈안이 되다시피하면 다른 고통이나 배고픔도 잊을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 결혼할때 체중이 50kg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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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닉네임) 녹야의 뜻이 무엇인가요?
답변) 녹야란 푸를 녹(綠), 들야(野) 즉 푸른 들이란 뜻입니다. 내가 중학교때 모처럼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을 왔었는데 여름 방학때 고향집에 와서 우리집 마루에서 대문밖은 내다보니 지평선에 가까운 김포평야를 내다보며 내 아호(雅號)를 녹야라 지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녹야로 한것입니다.
가장 낮고 평범하고 각종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녹야라 생각했습니다. 전에도 어떤 팬이 물어온바 있어서 대답을 했는데 그것을 못보신 모양입니다. 하긴 벌써 10여년 전이니 못보실수도 있겠지요만 대답해야 하는 나는 많이 괴롭습니다. 건강이 많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