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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중교통 NO마스크 첫날…"아직은 불안해서 쓸래요"



사건/사고

    [르포]대중교통 NO마스크 첫날…"아직은 불안해서 쓸래요"

    "습관된 마스크 착용"…"지하철에서 마스크 벗은 사람은 1명"
    아직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아이들이나 직장동료에 옮길까"
    마스크 벗은 시민들 "답답하지 않고 편해…다시 못 돌아가"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 해제 첫날 무색해진 모습도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지나고 있다. 류영주 기자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지나고 있다. 류영주 기자
    2020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버스와 지하철, 택시는 물론 비행기 안에서도 자유롭게 마스크를 쓸 수 있게 됐다.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만난 대다수 시민은 코로나19 감염 등 걱정에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었다.

    4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만난 이모(76)씨는 "날이 더워져도 여름까지는 마스크를 쓸 계획"이라며 "내 나이가 일흔이 넘어 감염 우려도 있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오늘 아침에 보니 젊은 층도 마스크를 많이 쓰고 있었다"고 했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만난 대다수 시민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었다. 류영주 기자20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만난 대다수 시민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었다. 류영주 기자
    이날 서울역으로 향하는 공항철도 열차에서 취재진과 마주친 50여 명의 시민 중 마스크를 벗은 이는 3명에 불과했다. 승강장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도 열차 도착 알림음이 들리자 서둘러 마스크를 쓰는 승객도 눈에 띄었다.

    공덕역에서 만난 대학생 전모(23)씨는 "마스크가 해제됐다는 뉴스를 보고 벗고 나왔지만, 실제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1명밖에 못 봤다"고 했다.

    홍대입구역 인근 직장에 다닌다는 강모(28)씨는 "마스크를 끼고 있는 게 습관이 돼 되레 마스크를 벗고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는 게 너무 어색하다"며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음이 편해 지하철에서도 한동안은 마스크를 쓸 것 같다"고 했다.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것은 중앙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류영주 기자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것은 중앙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류영주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가시지 않아 마스크 벗기가 꺼려진다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역에서 김해행 기차를 기다리던 배모(33)씨는 "코로나가 끝났다고 보긴 어려워 (마스크 벗기가) 불안하다"며 "저 때문에 아이들이나 직장 동료들이 혹여라도 코로나에 걸려서 피해가 간다면 마음이 불편할 것 같다"며 한동안은 마스크를 쓰겠다고 했다.

    반면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은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낀다며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서울역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박현숙(44)씨와 이경미(51)씨는 "오늘 서로 만날 때부터 마스크를 벗고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서 서로 얘기도 할 수 있었고 너무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씨는 "평소 숨이 좀 차는데, 마스크를 벗으니 그런게 전혀 없다보니 너무 편했다"고 했다.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낀다며 실내공간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치를 환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류영주 기자오랜만에 해방감을 느낀다며 실내공간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치를 환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류영주 기자
    앞서 실내공간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기존에도 버스터미널 등 승·하차장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승강장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버스나 지하철에 타면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다만 이씨는 "아직은 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하고 아직 집에 사둔 마스크도 있다 보니 한동안은 마스크를 갖고 다니며 쓰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이씨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스무 명 남짓한 시민들 가운데 마스크를 벗고 버스에 오른 시민은 이씨를 포함해 3명에 불과했다.

    커피를 들고 4호선 회현역 방면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최준희(40)씨는 "무엇보다 편하고 목 마를 때 자유롭게 음료도 마실 수 있어서 좋다"며 "이전에도 공원이나 길거리를 다닐 땐 마스크를 안 하고 다닐 수 있어 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첫날에도 어색하지 않았다"고 했다.

    버스나 지하철보다 승객간 밀집도가 떨어지는 택시의 경우에는 마스크를 벗고 탑승하는 승객이 10명 중 4명꼴로 조금 더 많았다.

    서울역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윤종주(21)씨는 "버스 탈 때도 마스크를 벗었는데 안 답답하고 편해서 좋다"며 "다시 마스크 착용으로 돌아가는 건 반대다. 안경에 김도 서리고 답답해서 못 쓰겠다"고 했다.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탑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탑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에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흔해진 만큼, 곧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점차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윤씨는 "일주일만 지나면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벗고 다닐 것 같다"고 했다.

    함께 있던 군인 서재욱(21)씨도 "휴가 나오자마자 마스크가 해제돼 좋다"며 "마스크를 안 챙겨 나왔는데 지하철에서 한 할머니가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며 마스크를 나눠주시더라"고 했다.

    이날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대기질이 좋지 않아 마스크를 벗지 못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용산역 방면 버스를 기다리던 정모(77)씨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들었는데 미세먼지가 심해 오늘은 집에 갈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을 예정"이라며 마스크를 올려썼다.

    이날부터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내 개방형 약국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하지만 병원 등 의료기관과 일반 약국,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입소형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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