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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로키산맥서 자는 셈" 지구온난화 탓 '호흡 곤란' 산호



국제일반

    "밤마다 로키산맥서 자는 셈" 지구온난화 탓 '호흡 곤란' 산호

    • 2023-03-17 15:55

    32개 산호 군락 중 84% 약∼중, 13%는 심각 단계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세계 곳곳의 산호들이 이미 저산소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스크립스해양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일본과 하와이, 파나마 등 세계 12개 해역의 산호 군락 32곳을 대상으로 저산소증과 산소 농도 등을 조사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했다.

    바닷물의 산소 농도가 떨어지는 '해양 탈산소화'는 자세히 연구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할 것으로 예측돼 있지만 열대 산호와 산호초 등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진했다.

    이번처럼 광범위한 해역의 산호를 대상으로 저산소증을 분석한 것은 처음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자동 센서를 통해 수온과 염도, 수소이온농도(pH), 산소 농도 등을 30분 단위로 측정해 분석했다.

    저산소증은 1950년대에 물속의 산소 농도가 리터당 2㎎ 이하일 때로 규정하고 있으나, 연구팀은 이를 약(5㎎/L), 중약(4㎎/L), 중(3㎎/L), 심각(2 ㎎/L) 등 4단계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그 결과, 84%가 약~중 단계의 저산소증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3%는 특정 시점에 심각 단계까지 들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산소 농도는 예상대로 이른 아침에 가장 낮고 오후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호가 밤에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CO₂)를 내뿜는 호흡을 하고 낮에는 광합성으로 산소를 생산하는 데서 비롯된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수온이 오르면서 바닷물이 저장할 수 있는 산소는 줄고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은 늘어나 밤 시간대 저산소증을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책임저자인 스크립스해양연구소의 안드레아스 안데르손 교수는 "당신의 몸이 해수면 고도에 익숙해 있는데 매일 밤 해발 고도가 높아 산소가 부족한 로키산맥 어딘가에서 잠을 자야 한다고 상상해보라"면서 "이는 산호가 매일 밤과 이른 아침에 저산소증을 겪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저산소증이 지속하는 기간과 강도가 악화하면 매일 밤 에베레스트산에서 자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계속 오르며 해양 열파가 더 잦고 심각해지면 저산소증 산호도 더 많이 관찰될 것이라고 했다.

    기후모델에서 이용되는 네 가지 시나리오 모두 2100년까지 산호의 저산소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적게는 13~42%, 극단적으로는 97~28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논문 제1 저자인 '스미스소니언 해양 스테이션'의 해양과학자 아리엘 페즈너 박사는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세계 바다 곳곳의 산호에 초점을 맞춘 산소 자료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연구 결과"라면서 "많은 산호초가 현재 조건에서도 이미 저산소증을 겪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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