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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차 첫 MVP 김단비 "내 것이 아니구나 내려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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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차 첫 MVP 김단비 "내 것이 아니구나 내려놨었는데…"

    김단비. WKBL 제공김단비. WKBL 제공"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늦게 잡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오래 걸렸다. 입단하자마자 우승을 경험했고, 2011-2012시즌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릴 때만 해도 곧 MVP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신한은행이 우승과 조금씩 멀어지면서 김단비(우리은행)의 MVP 꿈도 그렇게 멀어졌다.

    결단을 내렸다. 15년을 뛴 신한은행을 떠나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신한은행의 외로운 에이스에서 우리은행의 에이스로 변신했다. 프로 16번째 시즌. 드디어 김단비가 MVP로 우뚝 섰다.

    김단비는 6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10표 중 107표를 얻어 MVP를 수상했다.

    김단비는 "처음 신한은항에서 우승을 하고, MVP 후보에 올랐을 때는 '이번에 못 받으면 다음에 받으면 되겠지'했는데 그 다음이 오늘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MVP는 내 것이 아니구나'하고 내려놓게 됐었다"면서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 다시 기회가 왔고, 내 이력에 MVP라는 글자가 들어가게 돼 너무 기쁘다. 은퇴하기 전에 이런 날이 와서 정말 기쁘다"고 웃었다.

    김단비의 마지막 정규리그 우승은 2011-2012시즌이었다. 당시 코치로 함께했던 위성우 감독, 전주원 코치가 우리은행으로 떠난 뒤 우승과 멀어졌다. 우리은행 벤치에서 들리는 '김단비 막아'라는 소리가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위성우 감독 덕분에 지금의 김단비가 있었다.

    김단비는 "사실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다. 상대로 뛸 때 벤치에서 '김단비 막아'라는 말밖에 들리지 않았다. 10년 동안 멘털이 감자칩처럼 바사삭 흔들리고, 잘 못했다. 그래도 크게 원망은 하지 않았다"면서 "하나 확실한 것은 위성우 감독님의 코치 시절 4~5년 배운 것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다. 처음에는 슛도 못 쏘고, 하나 할 줄 아는 것이 드라이브인 후 레이업이었다. 몸도 말랐고, 탄력만 있는 선수였다. 그 때 힘들게 훈련을 시켜줬고, 기본기부터 잡아줬다. 그 때 배운 것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기에 원망보다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제는 오해를 풀어드려도 될 것 같다. 훈련이 힘들기는 한데, 그 힘든 것이 훈련을 대충하지 않고 경기에 쓰는 스피드로 하기에 힘들다. 운동을 힘들게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잘 지켜준다. 가끔 화도 날 것 같은데 스스로 푸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단비는 시상식에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뺏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자신감이 아닌 후배들을 향한 조언이었다. 김단비 역시 쟁쟁한 언니들과 경쟁을 이겨내고 MVP까지 올라섰기 때문.

    김단비는 "그런 말을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내가 열심히 해서 이 자리를 지켜야 어린 선수들이 나를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나는 그렇게 컸다. 레알 신한은행 시절 (진)미정 언니, 전주원 코치님, 정선민 감독님(국가대표) 등 좋은 선수가 많았다. 저 언니들을 한 명 한 명 이기면 내가 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미 나를 이긴 선수는 많은 것 같지만, 조금이라도 덜 늦게 잡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김단비는 어린 선수들을 향한 조언을 이어갔다.

    김단비는 "어렸을 때는 농구가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다들 농구가 전부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것을 즐겼으면 한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이제 훈련이 힘들어도 즐기려고 한다. 물론 어렵다. 그래도 한 번 시작한 운동이니까, 끝까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정적으로 했으면 한다. 대신 그 안에서 즐기고,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제 플레이오프가 기다리고 있다. 11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제 11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도전한다. 챔피언결정전 MVP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일단 우승이 먼저다.

    김단비는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어렸을 때나 많았지 지금은 없다. (박)혜진이, (김)정은 언니에게 빌붙어 가야 한다"면서 "일단 이겨야 한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야 하고, 가서도 당연히 이겨야 한다. 이기는 것이 먼저다.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동료들 도움도 받아야 한다.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생각하지 않고, 이기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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