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플라스틱OTHER는 이제 그만

캠페인 저널리즘 [눈] NOON
생활 속 재활용되지 않은 수많은 용품들에 재활용 마크는 왜?
'소비자 교육'이 아닌 '기업의 책임'을 강조한 OTHER 캠페인

튜브형 치약의 재활용 안내 표시(캡은=PP, 내용물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용기는 OTHER). 캠페인 저널리즘 [눈]

친환경, 플라스틱 하면 일회용 컵만 생각날까?

플라스틱의 친환경은 이미 너무도 많이 다양한 곳에서 다루어진 주제다. 대표적으로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일회용 컵 사용 자제와 다회용 컵 권고 캠페인이 있다. 또 캠페인 저널리줌 [눈]에서도 이야기한 '텀블러 프로젝트'처럼 우리 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친환경 캠페인은 대부분 컵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일상 속 플라스틱은 일회용 컵 외에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너무도 많이 스며들어 방치되고 있다.

튜브형 플라스틱은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구나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다. 치약, 핸드크림, 케첩, 로션, 소독제 등 가볍고 짜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는 튜브형 용기는 편리하고, 휴대성이 좋아 수많은 제품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이 튜브형 플라스틱 대부분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 재활용이라고 쓰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활용을 거의 할 수 없고, 하더라도 질이 낮은 재활용 제품으로 생산되며 성분을 각기 분리할 때 처리 비용이 더 들어간다.

플라스틱 OTHER에 관한 카드뉴스. 녹색연합 블로그 캡처

왜 재활용과 OTHER는 함께 사용되어 혼란을 끼칠까?

플라스틱 OTHER란 제품의 목적에 맞춰 여러 재질을 혼합한 복합 플라스틱 제품을 의미한다. 튜브형, 비닐류, 냉동식품 포장지 등에 대부분 플라스틱 OTHER가 표기되어 있다.

재활용되기 힘든 복합 재질이기에 재활용이 힘들지만 버릴때는 재활용으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간혹 내용물을 버리고, 용기를 세척하고, 겉 라벨지도 제거하고, 뚜껑도 분리한 채 버리면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플라스틱 OTHER 자체가 재활용되기 어렵다.

물론 종이 튜브, 알루미늄 튜브, 그리고 아예 소비 방법을 바꾼 씹는 치약 등도 이런 플라스틱 튜브에 대한 대안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화장품, 치약의 튜브형 플라스틱 OTHER는 재활용이 불가한 것이 사실이다.

재활용품인 척하는 쓰레기 안내 포스터(좌), 생활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안내(우). 각 환경부, 아산시 제공

소비자에게만 강조하는 주입식 분리수거 교육

지금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의 주체는 소비자에 국한되어 왔다. 많은 환경 단체와 시민 단체에서 기업들에게 개선을 말하고, 정부(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의 재활용 등급제와 같은 행정 명령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정보의 방출량에서 매우 차이가 난다.

검색만 해보더라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이 가능하다. '재활용 등급 표시 제도'와 '재활용품 분리배출'의 키워드는 정보의 전달부터 다르다.

왜 우리는 지금까지 소비자에게만 분리수거 법을 안내해왔을까?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애초부터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불필요하고 복잡한 안내와 교육이 과연 필요했을까?

OTHER를 OTHER 하라

프랑스에서는 복합재질 플라스틱으로 제작 및 생산한 기업에 1kg당 약 636원(0.47유로)를 부담시킨다. 이는 한국보다 2배가량 많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지만, 과연 책임을 2배 혹은 그 이상 늘린다고 플라스틱 OTHER가 없어질까? 부담금과 벌금 등은 더 이상 효력이 없다. 기업에 대한 불이익은 비용과 부담금이 아닌 판매 하락이 되어야 한다.  

이제 소비자의 권리를 제대로 찾아보자. 플라스틱 OTHER는 재활용품 분리수거, 분리배출이 아니라 '분리 구입'이 돼야한다. 플라스틱 OTHER 구매부터 우리가 거절한다면, 그들도 변화할 것이다.

기업에게 매출 하락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