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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으로 시작해 이번엔 '틱톡'…마침표 없는 美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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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호주

    풍선으로 시작해 이번엔 '틱톡'…마침표 없는 美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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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美·EU·日 등 정부 기기에 '중국산' 틱톡 삭제…"무단 정보 수집 우려"
    중국 측 "그렇게 두렵고 자신이 없나"…"중국에서 태어난 것이 원죄"
    정찰 풍선 사태 이후 양국 갈등 확산일로…향후 갈등 소재도 넘쳐나

    외교부 대변인 "국가권력 남용해 타국 기업에 부당한 탄압 반대"
    中 관영매체 "풍선 이어 이번엔 틱톡…미국 기업 경쟁자 죽이기"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소위 '정찰 풍선' 사태로 촉발된 미중 양국간 갈등 양상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에 이어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코로나19 기원설', 그리고 중국산 동영상 플랫폼 '틱톡 제재' 등으로 갈수록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미국 데이터의 안전을 위해" vs "중국에서 태어난게 원죄"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연방정부 전 기관을 대상으로 30일 안에 모든 장비와 시스템에서 틱톡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국무부 등 이미 틱톡 삭제를 실시한 기관에 이어 모든 정부 기관으로 틱톡 삭제를 확대하는 것.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달 23일 집행위에 등록된 개인 및 업무용 휴대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캐나다 정부도 지난달 28일부터 정부에 등록된 모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고, 일본 역시 정부의 공용 전자 기기 내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고 27일 밝혔다.

    중국산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은 15초~60초 가량의 숏폼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선호하는 젊은층에 호소하며 전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왔다. 틱톡 제재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에서만 이미 1억명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연합뉴스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중국 당국이 틱톡을 활용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심지어 기기내 다른 소프트웨어를 조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백악관이 틱톡 삭제 지침을 내리면서 '미국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라고 이유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중국은 '국가권력 남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틱톡 사용제한 결정 관련 질문이 나오자 "미국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너무 두려워하고, 너무 자신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이 국가권력을 남용해 타국 기업을 부당하게 탄압하는 그릇된 관행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 정부는 시장 경제와 공정한 경쟁의 원칙을 진지하게 존중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도 같은날 사설을 통해 "틱톡은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미국 엘리트의 눈에는 중국에서 태어난 것이 '원죄'"라며 "틱톡을 죽인다는 것은 미국 인터넷 회사의 경쟁자가 하나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정찰풍선→무기지원→코로나19 기원→틱톡…확산일로 대치국면


    중국 IT기업 화웨이에 대한 각종 제재 등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당국의 제재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주목할 부분은 틱톡 뿐만 아니라 정찰 풍선과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 등으로 미국과 중국이 최근들어 정면충돌하는 일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 2월 4일 자국 상공에서 발견된 고고도 풍선을 중국이 보란듯이 최신예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격추시켰다. 이에 자국 소속 풍선임을 인정하면서도 '민간 연구용'이라고 주장해온 중국은 "민간인을 총살한 것과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영공에서 격추되는 중국의 '정찰풍선'. 연합뉴스미국 영공에서 격추되는 중국의 '정찰풍선'. 연합뉴스
    이후 미국이 북미 지역에서 추가로 격추시킨 풍선 3대가 모두 중국산이나 정찰용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양국간 갈등은 소강국면을 맞는듯 했다. 특히, 지난 2월 17일부터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양국 외교사령탑의 회담이 열리며 관계 복원 시도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양국은 여전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심지어 회담 직후 미국은 한술 더 떠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살상무기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회담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기 지원) 우려는 우리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했고, 이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기 지원이 현실화 될 경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 공개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자 중국은 "중국의 방침은 한마디로 화해를 권하고 평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누가 싸움을 붙이고 조장하는지 국제사회는 다 알고 있다"(2월 20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라며 반발에 나섰다. 이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미국과의 회담 뒤 곧바로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며 양국간 우호관계를 과시하는 등 맞불을 놨다.

    여기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최초로 유출됐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기밀 보고서를 백악관과 일부 의원들에게 제출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코로나19 기원설을 놓고 다시금 양국이 맞붙기도 했다.

    이렇게 연초부터 양국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반도체 수출 제한이나 대만해협 문제 등 양국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소재가 널려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양국간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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