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간담회에서 EQT-SK스퀘어의 SK쉴더스 공동경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SK스퀘어 제공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와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 계열 사모펀드 EQT가 국내 대표 보안업체 SK쉴더스(옛 ADT캡스)를 공동 경영한다고 1일 밝혔다.
SK스퀘어에 따르면 EQT는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지분 전체를 약 2조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신주를 취득해 SK쉴더스의 최대주주(68%)로 올라선다. SK스퀘어는 기존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EQT에 넘기면서 8646억원의 신규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 향후 32%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로서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한다. SK쉴더스가 가진 지분 32%의 가치는 약 1조원에 달한다. SK스퀘어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진행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8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SK쉴더스의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으로 인정받았다. SK쉴더스 인수 당시 3조원대의 기업가치를 2배 가까이 키워낸 것으로, 2021년 11월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의 최대 투자 성과다. SK스퀘어는 EQT와 협업해 올해 3분기 내를 목표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각종 정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SK스퀘어는 2014년 당시 업계 4위였던 물리보안기업 'NSOK'를 시작으로 2018년 ADT캡스를 SK스퀘어 관계사로 본격 편입하며 기존 물리보안사업을 넘어 ICT 기반 신사업을 확대하는데 주력해왔다. 아울러 SK스퀘어 관계사의 인공지능(AI), 빅테이터 기술을 적용해 사이버보안과 스마트홈 세이프티, T맵 무인주차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 2021년에는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인 SK인포섹과 ADT캡스를 합병했고, 사명을 ADT캡스에서 SK쉴더스로 변경했다. 사이버보안 역량을 강화한 이후에는 클라우드 보안사업을 확대했다. 또 AI 융합 보안 플랫폼인 'SUMiTS'를 런칭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열며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SK쉴더스의 매출은 2018년 인수 시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유연한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전략을 실행하겠다는 SK스퀘어의 비전이 출범 1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투자-기업가치 증대-수익 실현'이라는 풀사이클의 성과를 거두며 투자전문회사로서 실력도 입증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바르셀로나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4년, 5년만에 한번은 자본시장에서 인정받을 필요가 있는 시점에 성과를 냈다"고 자부했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를 글로벌 보안회사로 키우겠다는 미래 지향점 아래 EQT와 공동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한국에서의 초과 성장을 만듦과 동시에 EQT와 함께 글로벌로 나가는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하는 회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SK스퀘어 출범 후 첫 투자 풀사이클 성과를 시작으로 주주가치를 본격 제고하겠다"며 "국내 보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QT는 스웨덴의 저명한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 '인베스터AB'가 1994년에 설립했다. 최근 5년간 자금모집액이 세번째로 큰 사모펀드 운용사로, 총 운용자산이 약 156조원에 달한다. EQT는 현재 약 200개의 포트폴리오 기업 지분을 소유하며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