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스 제로. 롯데칠성음료 제공기존 음료 제품에 들어있던 설탕을 빼고, 제로 칼로리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음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제로 음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 속, 오리지널 제품에 미치지 못했던 맛도 대체당·감미료 조합법의 발전으로 개선되면서 돌풍에 요인이 되는 것으로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3일 '밀키스 제로'를 출시했다. 지난 1989년 출시된 음료 '밀키스'에 설탕을 뺀 제로 칼로리 버전이다. 초도 물량은 1시간 여만에 매진됐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공식 판매처인 칠성몰에서 오리지널 밀키스의 두 달 판매량 정도를 준비했는데, 금세 품절이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새로운 버전에 대한 호기심에 제로 음료가 매진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이 2조8417억원으로 전년보다 13.4% 늘어나고 영업이익도 2228억원으로 22.3%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제로음료 라인업의 성장을 꼽았다. 실제로,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콜라 제로 등 제로 탄산 음료 매출액은 1900억으로 약 111% 증가했다.
다른 회사의 제로 음료 제품군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농심의 '웰치 제로'는 지난 연말까지 이미 3천만 캔 이상 팔렸고, 동원F&B도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 등 제로 칼로리 음료 판매 호조로 음료 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제로 음료의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동원F&B는 유산균 음료 '쿨피스'에 탄산을 첨가한 쿨피스톡의 제로 칼로리 버전을 출시했고, 웅진식품은 제로 칼로리 건조과일 음료 '자연은 더말린' 3종을 선보였다.
웅진식품 제공
업계에서는 제로 음료 인기의 배경으로 건강 관리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꼽고 있다. 탄산 음료·가당 음료의 비만 등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계하면서도 건강관리는 즐겁게 해야 한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되는 점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설탕 없이도 기존 음료와 큰 차이가 없는 '맛'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PC방에서 제로 음료를 즐겨 마신다는 한 직장인은 "아르바이트생이 잘못 가져다 준 제로 탄산음료를 모르고 마셨는데, 맛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며 "그 이후로는 제로 음료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오히려 '제로 칼로리 버전'이 더 맛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각 원료들의 배합이 극소량만 변경되도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되는 식음료 업계의 특성상, 핵심 재료인 설탕이 빠진 음료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설탕은 단순히 단맛 외에도 각종 원료의 풍미를 돋우는 역할을 맡는데, 대체당은 단맛 외에 특유의 맛을 지니고 있어 배합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업계 관계자는 "대체감미료 종류마다 맛이 처음 마실 때 부각되기도 하고, 마시고 난 뒤에 더 느껴지기도 하는 등 특징이 다르고, 풍미도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수십차례 조합을 달리해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오리지널 제품이라는 답이 있지만,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답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로 음료에 대한 수요가 명확히 확인되고 있는 만큼, 오리지널 제품의 맛은 지향하면서도 칼로리는 없는 음료를 개발하기 위한 각 사의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명확하고 일단 출시되면 관심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부합하는 다양한 신제품이 계속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