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연구소 트위터 캡처중국 소속 비행체가 미국 본토 상공을 휘젓고 다닌 소위 '스파이 풍선' 사태를 놓고 미국과 중국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국 언론도 상대국의 행태를 지적하며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 관련 기사에서 중국이 유감 표명에서 보복 위협으로 갑작스럽게 전환한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외부 압력에 맞서 중국을 지키고자 한다는 것을 보여주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해당 보도에서 "불과 하루 전 중국은 '불가항력으로 인해 비행선이 미국 영공에 의도하지 않게 진입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며 열기구에 대해 드물게 뉘우치는(contrition)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 해당 풍선을 격추시키자 중국은 입장을 바꿔 '분명한 과잉 반응'이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외교부 명의 성명을 통해 "중국은 관련 회사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하게 보호할 것"이라며 보복 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블룸버그는 소위 '백지시위'에 등떠밀려 갑작스럽게 제로코로나를 폐기한 이후 강력한 리더십을 다시 발휘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시 주석이 (미국에 강경대응 해야 한다는) 내부적인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이제부터 중국의 영공과 영해에 진입하는 승인되지 않은 미국 항공기나 선박을 모두 격추시켜 대응해야 하는가" 등 미국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이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시 주석이 입장을 설명했다.
중국이 사태 발생 초기에는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다가 이후 돌변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시 주석의 국내 입지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정치적인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의 시각이 반영돼 있다.
반면 중국 언론은 보다 직설적이다. 중국 관영매채들은 전문가 발언 등을 인용해 미국이 민간 비행체를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시킨 것은 '민간인을 총살한 것'과 다름없다며 미국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5일 보도에서 미국의 중국 비행체 격추를 맹비난하며 "중국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항의하며 유사한 상황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한다"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이날 성명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외국 비행선이 우연히 중국 영공에 진입하면 중국군도 비슷한 방식으로 격추할 수 있으며 미국의 움직임은 양국의 군사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내보냈다.
글로벌타임즈는 또 "민간 또는 군사 목적으로 등장하는 미국 항공기가 중국 항공기가 미국 주변을 도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중국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는 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뤼시앙 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하며 "싱크 탱크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남중국해, 대만 해협, 동중국해 등 중국의 문앞에서 자주 근접 정찰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