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차 소환조사를 통보한 것에 대해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며 출석 의지를 밝혔다. 다만 검찰이 요구한 27일이 아닌 28일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형식적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아무 잘못도 없지만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의 검찰은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위해 편파적으로 권력을 남용한다. 공정함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다"며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는 덮으면서 검찰권을 남용하는 일부 정치검찰을 국민이 지켜보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참으로 뻔뻔하고 국민이 뭐라하든 상관하지 않겠다, 오로지 내가 가진 권력을 내 마음대로 행사하겠다는 독재적 행태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권을 남용하는 일부 정치검찰,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적극 비호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일 당시) 민간개발을 하지 않고 공공개발을 해서 개발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환수하려고 노력했고 개발 이익의 절반 이상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위험부담도 없이 성남시민을 위해 환수한 게 배임죄인가"라며 "그러면 공공개발을 포기한 LH나 민간개발을 허가해 준 수 맣은 시·도지사, 시장, 군수, 엘시티(와 관련된) 부산시장, 양평 공흥지구 (관련) 양평군수는 그럼 배임죄인가"라고 따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다만 이 대표는 소환에 응한다면서도 검찰이 요구한 날짜가 아닌 주말에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 없이 많은 현안이 있는 이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겠으니 (검찰이 요구한) 27일이 아닌 28일 토요일에 출석하겠다"며 "검찰은 정치보복, 사건조작, 정적제거를 하느라 일반 형사사건 처리도 못해 미제사건이 쌓여도 아무 상관하지 없겠지만 저는 국정과 당무를 해야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출석 과정에 동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의원 여러분들이 애정도 많고 관심도 많지만 그 시간에 당무에 충실하고 국정에 충실하길 바란다"며 "저는 변호사 한 분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표가 성남FC 관련 조사를 위해 성남지청에 출석할 당시 민주당 의원 40여명이 함께했다.
이 대표가 주말 출석을 요구하고 의원들로 하여금 동행을 자제시킨 이유는, 자신의 사법리스크와 당무가 별개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도 망원시장을 찾아 검찰 소환에도 불구하고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차례상 물가를 챙기며 상인과 덕담을 나눴다. 그는 직접 한우와 조기, 애호박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한 분식집에서는 막걸리를 마시며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는 "경제가 너무 나빠지니까 명절이라도 즐거운 기운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 같다"며 "올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장사도 잘 되시고 지역화폐도 확 늘어서 손님도 많이 오고 모두가 행복한 한 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한 상인에게는 "이번에 지역화폐 예산 많이 확보해서 경제가 풀리면 손님이 좀 늘어날 것"이라고 위로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동행출석 만류에 내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변호사 한명을 대동하고 혼자 그냥 나가시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본인 생각은 그렇더라도 지도부에서 어떻게 할지는 긴급히 회의를 해봐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