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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군사대국 꿈, 기습적으로 이뤘다



미국/중남미

    日 군사대국 꿈, 기습적으로 이뤘다

    핵심요약

    기시다, 아베도 못한 군사대국 초석 놔
    대만해협, 동해 긴장국면 활용 대미호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이번에도 일본에게 위기는 기회였다.
     
    지난해 8월 대만을 겨냥해 훈련중이던 중국의 미사일이 오키나와 인근 수역에 처음으로 다섯 번이나 떨어질 때도,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영토를 넘어 여러 차례 태평양에 꽂힐 때도 일본에서는 무력감이 높았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일본은 세계 3대 군사강국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일사천리로 건설중이다.
     
    시행자는 기시다 후미오(사진) 총리다.
     

    대만해협 日 목숨줄…中방어에 사활


    기시다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미일관계를 '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
     
    태평양 전쟁 전범국인 이유로 미국에 의해 군대를 가질 수 없는 비정상국가로 지내온 지 78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정상국가로 가는 발판을 제공받은 셈이다.
     
    일본은 이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그토록 꿈꿔왔던 전쟁 가능한 국가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대만해협과 동해에서 조성되고 있는 군사적 긴장국면을 십분 활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된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도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만약 대만이 중국에 넘어가면 노골적으로 반중친미(反中親美) 정책을 구사해왔던 일본으로서는 안보상에 엄청난 구멍이 나게 된다.
     

    토마호크 수입, 미 해병대 기동보장으로 바이든 설득


    일본 언론 저팬타임스는 이날 미일 양국이 대만 근처의 일본 도서 주변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늘이기로 합의한 사실을 전하며 "일본에 많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중요한 해로에 전략적으로 위치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전쟁은 일본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중동 원유의 동북아 수출선의 길목인 대만해협을 중국이 장악하게 되면 일본의 에너지 안보가 미궁 속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게 되면 당장 중국과 영토분쟁중인 센카쿠 열도 등도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팽창을 막는 마지노선인 대만이 무너지는 것은 미국에게도 재앙임은 물론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 같은 절박감 속에서 중국 팽창을 저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심리를 꿰뚫었다.
     
    장거리 공격용 미사일인 토마호크 미사일 수 백기를 포함해 미국산 무기를 대량 구입해 대만 유사시에 대비하고, 오키나와 주둔 미군 해병대의 원활한 기동도 보장하겠다는 보따리를 가지고 바이든 대통령에 접근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어느 때 보다 짙어지고 있는 동해상의 전운도 일본의 재무장에 좋은 명분이 됐다.
     미일정상회담이 열리던 13일(현지시간) 오전 뉴욕타임스는 "바이든과 기시다의 회담 의제: 일본을 군사대국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톱뉴스로 게재했다. 미일정상회담이 열리던 13일(현지시간) 오전 뉴욕타임스는 "바이든과 기시다의 회담 의제: 일본을 군사대국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톱뉴스로 게재했다. 

    방미 전 나토 주요국과 군사협력 사전정지 작업


    일본은 나아가 현재의 국내총생산(GDP)의 1%인 방위비를 5년 내에 2%로 높이겠다고 '콕' 찝어 밝혔다.
     
    나토 국가들이 설정해 놓은 GDP대비 최소 군사비 비율이 바로 2%다. 이대로 군사비를 지출하게 되면 일본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군사대국이 된다.
     
    사실 기시다 총리는 새해 벽두 유럽 강대국들을 빠짐없이 찾아갔다. 이태리, 프랑스, 독일, 영국과 차례로 1대 1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어 미국 방문 직전에는 캐나다도 찾았다.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담 사전 조율 명분이었지만, 내용상으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요 국가들과 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 방문 전에 나토 국가들에게도 일본 군사무장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으로도 보인다.
     
    혹여 일본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를 넘어 북대서양을 사이에 둔 군사동맹체인 나토까지 정치군사동맹체의 직경을 넓히겠다는 속셈인지도 모를 일이다.
     

    평화헌법 개정 반대 국민 여론도 바뀌는 분위기


    사실 전쟁 가능한 국가로 국가의 존립기반을 탈바꿈하려는 일본 극우진영의 시도는 일본의 일반 국민 여론에 번번이 막혀왔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지난해 순식간에 전쟁에 내몰린 우크라이나와 핵강국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북한을 보면서 일본 여론도 군국주의 부활에 상당히 관대해졌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일본 정부가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완강히 반대했던 일본 국민들은 대체로 현 정부를 지지해 왔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기시다 총리가 78년전 일본을 침몰시켰던 미국의 대통령으로부터 이날 "진정한 친구"라는 소리를 듣고 "미국과 일본이 이 보다 더 가까웠던 적은 없다"는 찬사까지 받은 만큼 기시다 총리의 이번 나토 국가 순방외교에 일본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기시다 총리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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