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년째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가운데, 상위권 이과생들이 인문계열 학과까지 휩쓰는 이른바 '문과 침공'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이 11월 18일~12월 8일 수험생 49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어·수학·탐구 270점대 이상 상위권 수험생 가운데 '이과→문과 교차지원' 의사가 있는 비율은 27.5%로 지난해 19.0%보다 8.5%포인트나 높아졌다.
290점대는 지난해 11.5%에서 20.2%로 늘었고, 280점대는 10.7%에서 27.5%로, 270점대는 25.9%에서 32.0%로 각각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 수능 직후보다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이후 이과생의 교차지원 의사가 더 강해졌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교차지원 수험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금년에는 고득점 구간대에서 교차지원 의사가 더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수학에서 이과생들이 유리한 구도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고, 국어과목까지 높은 점수가 나오고 있는 '언어와 매체'에도 이과생이 더 쏠려 수학과 국어 모두 이과생이 유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종로학원이 수능 성적표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와 매체' 134점, '화법과 작문' 130점으로 4점 차이가 났다. '화법과 작문' 만점자가 '언어와 매체' 만점자보다 4점을 덜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수능에서 문과 수험생 가운데 73.0%는 '화법과 작문'을, 27.0%는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반면 이과 수험생은 55.6%가 '화법과 작문'을, 44.4%는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다. '언어와 매체'를 상대적으로 많이 응시한 이과생들의 강세가 예상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