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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문헌 종로구청장, 측근 관련 업체에 '예산 전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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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단독]정문헌 종로구청장, 측근 관련 업체에 '예산 전용' 의혹

    핵심요약

    올해 6월 정문헌 종로구청장 취임 이후 종로구 예산 일부가 정 구청장 측근들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업체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해당 측근들은 현재 종로구청 공무원으로 채용돼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청 내부에서는 구 예산이 해당 업체를 통해 구청장 측근들과 관련된 업체로 흘러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 연합뉴스정문헌 종로구청장. 연합뉴스
    올해 6월 정문헌 종로구청장 취임 이후 종로구 예산 일부가 정 구청장 측근들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업체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측근들은 현재 종로구청 공무원으로 채용돼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종로구가 해당 업체에 사용한 예산은 '시범사업' 명목으로 편성한 1천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당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이 약 4백만원에 불과했다는 점과 정 구청장이 취임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후 해당 업체에 더 많은 예산이 편성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구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구청이 내놓은 내년도 예산 계획안에는 해당 '시범사업'과 관련, 똑같은 이름의 사업에 예산이 5천만원으로 증액돼 의회에 제출돼 있는 상황이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종로구청은 지난 8월 3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영어 심화 학습과정' 시범사업 위탁운영 용역으로 A업체와 1천만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해당 사업은 종로구청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인데, 지난 6월 구청장이 바뀐 뒤 처음 도입됐다.

    지금껏 종로구는 직원들의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학원비 등을 지원해 주는 방식을 주로 해왔는데, 특정 업체를 선정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문제는 A업체가 정 구청장의 정책보좌관인 강모씨가 작년까지 운영했던 B업체와 사실상 '한 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B업체에는 강씨 외에도 정 구청장의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과거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업체의 폐쇄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작년까지 강씨는 '대표이사'로, 정 구청장의 비서실장인 이모씨는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현재 종로구 주무관 정모씨도 B업체의 '이사'라는 직책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정 구청장 취임 이후 종로구청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두 업체가 '한 몸'이라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B업체가 위치한 주소지를 검색해보면 대구 지역의 한 영어학원이 나오는데, 해당 영어학원의 소개 페이지에 있는 링크를 누르면 A업체로 연결된다. 더불어 강씨는 SNS 프로필에 본인을 'B업체 대표이사', 'A업체 이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두 업체에 각각 등기상 '사내이사', '감사'로 등재돼 있는 사람이 A업체 현 대표의 남편인 조모씨로 동일할뿐더러, 두 업체의 현재 대표는 친자매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는 2020년 4월, B업체는 같은 해 8월 각각 설립됐는데, 주소지가 모두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이었다. 이후 A업체는 올해 10월, B업체는 올해 6월 서울 종로구로 이사왔다.

    정씨의 경우 정 구청장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유암문화재단'에서 담당자로 일한 이력까지 있었다. 정씨는 종로구청 주무관으로 채용된 후 구청 직원들에게 A업체 프로그램 사용 방법을 알려주거나 수업 관리를 하는 등 관련 업무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A업체와 B업체가 사실상 '한 몸'이며, 종로구 예산이 A업체를 통하긴 하지만, 결국 정 구청장 측근들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해 A업체의 매출액이 446만원에 불과하며 영업이익·순이익은 마이너스 약 2300만원인 점도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한다.

    종로구청 임시청사. 종로구 제공종로구청 임시청사. 종로구 제공
    전국공무원노조 종로구지부는 "내년 종로구 예산안에는 신규 사업으로 수억원 상당의 플랫폼, 멘토링 등이 추가됐는데 A업체의 주요 사업 내용과 일치한다. 구청장 측근이 연루돼 있는 업체에 예산이 배정되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해당 업체가 관내로 이사온 점도 수의계약 등에 있어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정 구청장은 "A업체는 뇌의 구조를 재구조화해주는 영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업체로 구청장이 되기 전 운영하던 장학재단에서 학생들한테 장학금을 주고 교육을 시킨 적이 있는데 결과가 굉장히 좋았다"며 "이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유암문화재단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정씨가 현재 종로구청에 취업한 경위에 대해서는 "재단에는 돈 받는 직원이 아무도 없다. 100% 자원봉사"라며 "종로구청에는 공모를 통해 임기제 형태로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서실장인 이씨는 "두 회사는 전혀 다른 법인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강씨가 두 업체와 연관된 점에 대해서는 "영업의 형태로 프로그램 회사와 운영 회사가 같이 움직이다 보니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통상 영업할 때 명함만 파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A업체의 프로그램이) 혁신적이고 민간에 풀면 돈이 되는 건데도 구청장님이 교육 철학으로 '(교육은) 무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기 때문에 (A업체가) 민간 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구청장님이 많이 말리고 있는 것"이라며 "(A업체가) 종로로 이사 온 것은 구청장님이 친히 도와달라며 모셔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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