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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쉽지만 잘 싸웠다"…눈발 한파 녹인 광화문광장 '붉은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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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아쉽지만 잘 싸웠다"…눈발 한파 녹인 광화문광장 '붉은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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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하 3도 한파 속 새벽 눈발 날렸지만, 3만여명 '밤샘 응원'
    시민들 브라질전 패배에도 "16강 진출에 만족.. 대표팀 괜찮다"
    후반 만회골 나오자 "오~필승 코리아~" 한 목소리 함성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괜찮아! 괜찮아!"

    6일 새벽 4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어느 때보다 간절한 응원 인파가 모여들었다. 세계랭킹 1위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벽 앞에 1대4로 패했지만, 거리응원을 나온 시민들은 후반전 백승호 선수의 만회골에 전반적으로 '아쉽지만 잘 싸웠다'는 반응이다.

    경기 시작 시각인 오전 4시가 되자 기온은 영하 3도 아래로 떨어졌다. 15분쯤 뒤엔 하늘에서 흰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광장을 채운 시민들은 따뜻한 커피를 홀짝이고 핫팩을 연신 흔들며 추위를 달랬다. 시민들은 담요와 패딩으로 중무장한 채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했다. 일부 시민들은 패딩도 벗어던진 채 유니폼만 입고 몸을 흔들며 응원했다.

    광장 한쪽에 마련된 한파 쉼터에는 대형 난로가 놓여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언 몸을 녹이고 있었다. 전반전이 끝날 무렵부터 눈발이 점점 커졌지만 응원하는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추산 최대 3만3000명이 광장에 모여 16강전에 대한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날 많은 직장인들이 연차휴가를 쓰고 거리 응원에 나왔다고 밝혔고,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회사로 출근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반차를 내고 거리응원에 나왔다는 직장인 김성진(25)씨는 "브라질 잡는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응원하는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서 광장을 찾았다"며 들뜬 모습이었다.

    아직 대학 기말시험 기간이라는 대학생 강민지(19)씨는 "시험보다 한국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며 "(손발이) 얼 것 같지만 열심히 응원하며 버티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씨와 함께 경기 2시간여 전부터 나와있던 이영채(19)씨도 "예선전도 다 힘들다고 했었는데 어려운 경우의 수 깨고 왔으니까 16강도 파이팅해서 8강까지 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3일 포르투갈전 때 못지않은 인파가 승리를 기원했지만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브라질의 첫 골이 터지자 광장에서는 안타까움에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전반전 13분 네이마르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광장의 열기가 다소 식고 한동안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어디선가 "괜찮아, 괜찮아" 구호를 외치자 주변 시민들이 덩달아 박수치며 응원 열기를 북돋았다. 숨죽이고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전반전 29분 브라질이 세 번째 골을 넣고, 36분에 네 번째 실점마저 이어지자 짐을 챙겨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을 이어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떠나는 시민들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던 직장인 고경욱씨(27)는 "괜찮아요. 저희가 16강에 되게 오랜만에 갔잖아요. 또 16강에 언제 갈지 모르니까. 저는 솔직히 승패를 떠나서 16강에 온 것만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져도 괜찮고 이겨도 좋으니까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새벽 3시부터 광화문광장을 찾았다는 김수민(24)씨 "오늘 재택근무라 응원하러 왔다"며 "추운데, 선수들의 열기 때문에 춥지 않다. (선수들이) 후회하지만 않았으면, 최선을 다해서 경기했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춥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괜찮다며 대수롭지 않게 답한 직장인 안성우(35)씨는 "집에 잠깐 들렀다가 9시까지 정상 출근해야 하지만, 끝날 때까지 응원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끝까지 힘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후반전 31분 백승호 선수의 만회골이 나오자 광화문광장은 순식간에 거대한 함성으로 뒤덮이며 다시 응원의 열기를 더했다. 시민들은 "오~필승 코리아~!"를 한목소리로 불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만회골 이후로 경기 흐름이 살아났지만 1대4라는 점수를 뒤집지는 못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시민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아쉬움 속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지만 시민들은 일어나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외치며 즐거운 표정으로 귀갓길에 올랐다.

    귀가하는 인파 사이에서 광장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던 송호근(33)씨는 "2002년에 이어서 이렇게 16강 올라와서 너무 뜻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4년 뒤에도 기대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을 마친 시민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을 마친 시민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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