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대규모 석유 감산 여파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사우디계 미국 시민권자인 사드 이브라힘 알마디(72)가 사우디 법원에서 징역 16년 형을 선고받고 이후 16년 동안 해외여행도 금지당했다고 보도했다.
알마디는 작년 11월 가족 방문차 사우디 리야드를 찾았다가 공항에서 바로 체포됐다.
지난 7년여간 미국에 머물면서 2018년 사우디 정부에 의해 암살된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와 관련된 글, 사우디의 정책과 부패를 지적한 글 등 사우디를 비판한 글 14개를 트위터에 올렸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알마디는 지난 3일 재판에 넘겨졌다.
알마디가 테러리스트 사상을 가지고 자국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테러를 지원하며 자금을 댔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부가 그간 알마디가 체포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쉬쉬했으며, 리야드 주재 미 대사관의 경우는 재판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체포 6개월이 지난 5월까지 리야드 주재 미 대사관 직원 누구도 알마디를 접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알마디의 아들은 일이 잘못될까 두려워 아버지 체포 후 막후에서 조용히 미국 정부에 석방을 촉구해왔지만, 중형 선고와 이 과정에 미 정부의 무성의에 분노해 이젠 대중이 이 사건을 알아야 한다며 사건 내막을 언론에 제보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감옥에서 고문을 당하고 불결한 생활을 강요당했으며, 테러리스트들과 함께 수감생활을 했다고 폭로했다.
그럼에도 미 국무부는 이 사건을 공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사우디가 주도한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지난 5일 대규모 감산 결정으로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연합뉴스미국은 감산 결정 이후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재설정에 들어갔다.
기름값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 향배에 중요 변수가 됐던 만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해 스스로 까슈끄지의 살인자라고 규정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유화 제스처를 취했었다.
그러나 사우디는 감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발이 일자 미국 정부가 중간선거를 의식해 감산 보류를 요청했던 사실을 폭로하며 오히려 미국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다.
자말 카슈끄지 암살과 석유 감산 이슈 등으로 냉랭해졌던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앞으도 더욱 경색해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