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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금기어, 3위 라떼는.. 2위 계획이 뭐야? 1위는?"



정치 일반

    "추석금기어, 3위 라떼는.. 2위 계획이 뭐야? 1위는?"

    <추석 금기어 베스트 3>
    계획이 뭐야,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예뻐졌네, 외모 평가도 피하면 좋아
    상대 세대 관심사 알면 대화 쉬워져
    MZ와 대화팁? 신조어 뜻 물어보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지영 (고려대 국문과 교수)

    마지막 인터뷰. 추석 전 마지막 인터뷰는 추석 분위기를 좀 내보겠습니다. 여러분 오랜만에 일가친척들 한자리에 모여서 좋은 시간 가지실 거잖아요. 그런데 좋자고 만난 자리에서 마음에 상처만 받고 헤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취직 했니? 결혼 안 하니? 승진은 언제 하니? 이런 것. 이런 말 묻지 않아야 되는데 꼭 얘기하다 보면 이런 말을 묻게 되고 그래서 상처 주고 이런 거죠. 그런 거를 조심해야 된다는 건 기본적으로 많이 알고 계시는데 이 외에도 조심해야 할 말들이 더 있다고 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신지영 교수와 나눠볼까요. 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신지영>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오랜만입니다.

    ◆ 신지영> 반갑습니다.

    ◇ 김현정> 이게 설이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할 텐데 추석엔 어떻게 인사를 해야 되나.



    ◆ 신지영> 추석 푹 쉬십시오.

    ◇ 김현정> 그 인사 좋네요. 추석 연휴 푹 쉬십시오. 아니, 가족끼리 한 끼 식사를 하러 모이든 아니면 2박 3일 같이 지내든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들 모여서 추석을 보내실 텐데 벌써 스트레스 받는다. 이런 분들이 꽤 계세요.

    ◆ 신지영> 맞습니다.

    ◇ 김현정> 조심해야 할 것들 우선 조심해야 할 말 TOP3를 신지영 교수님이 딱 정해주신다면?

    ◆ 신지영>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뭘까 이런 걸 한번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관심을 갖자고 하는 얘기인데 그 관심이 과연 나를 향해서 왜 있나, 이런 의문이 나는 관심들이 너무 과도해서 싫다는 건데요. 톱3 한번 제가 짚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아래서부터 갈게요. 먼저 3위.

    ◆ 신지영>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내가 그냥 얘기하는 게 아니라 다 너 잘 되라고 말이야. 이런 말 듣고 싶나요.

    ◇ 김현정> 그런데 그 얘기 저도 꽤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아이들한테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지 내가 지금 나 잘 되라고 이러는 게 아니다. 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이거 안 돼요?

    ◆ 신지영> 어릴 때 이런 말 들었을 때 참 좋았나요. 아니면 왜 저러지 그랬나요?

    ◇ 김현정> 왜 저러지 그랬던 것 같아요.

    ◆ 신지영> 그렇죠?

    ◇ 김현정> 네, 이거 쓰면 안 되나 보다.

    ◆ 신지영> 이렇게 되다 보면 또 이런 얘기 하게 되죠. 나때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 말이야, 이런 말이요.

    ◇ 김현정> 이어지죠. 그 말로.

    ◆ 신지영> 네, 이어지죠. 그러면 가장 듣기 싫은 말 이게 관심의 아주 최절정인데요. 앞으로 계획이 뭐니? 모든 말을 다 포괄하는 말이죠.

    ◇ 김현정> 앞으로 계획도 못 물어봐요?

    ◆ 신지영> 그거를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계획이 뭔지 진짜 궁금하다면 평소에 관심도 갖고 그러면 다 알지 않을까요?

    ◇ 김현정> 그리고 말의 톤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너 앞으로 계획이 뭐냐? 이렇게 묻는 거랑.

    ◆ 신지영> 그렇죠. 대부분 그렇게 말하죠. 궁금할 때 우리는 아주 신중하게 진짜 그 사람이 걱정되면 신중한 말투로 할 거고 그러면 그건 다 알아들어요. 그런데 이런 말들은 대체로 건성으로 하죠. 앞으로 그 계획이 뭐야? 사실 궁금해하는 것 같지도 않아요.

    ◇ 김현정> 야, 너 군대 갔다 제대하고 나면 그럼 앞으로 계획이 뭐냐, 이러고.

    ◆ 신지영> 어느 학교 갈 건데 너 앞으로 계획이 뭐야, 여기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외모 평가 정말 조심하셔야 되고요.

    ◇ 김현정> 외모 평가도 너 너무 예뻐졌다. 이런 거는 괜찮지 않아요? 이것도 조심해야 돼요?

    ◆ 신지영> 요즘 2030세대 소위 MZ 세대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뭔가를 평가했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과거에 비해서, 과거에는 약간 부정적으로 했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왜 외모에 대해서 평가할까. 우리 그런 얘기하지 말자. 저는 훨씬 더 진보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얘기할 게 그거밖에 없나요.

    ◇ 김현정> 그러니까 외모 평가라는 건 나쁜 쪽으로 얘기하는 건 당연히 안 되는 거고 좋은 쪽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이 얘기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은 이게 언짢을 수 않을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둬야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그 말씀이시군요.

    ◆ 신지영> 그렇죠. 외모가 평가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면 살짝 불쾌할 수 있죠.

    ◇ 김현정> 그럼 이건 어때요, 지금 들어온 질문인데 너 많이 컸다. 이런 건 괜찮아요?

    ◆ 신지영> 그거는 보통 많이 컸다. 이거는 성장기에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얘기는 괜찮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키가 크고자 하잖아요. 많이들. 그러니까 지난번보다 많이 컸구나. 참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네, 이런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그러나 어떤 특정해서 부정적인 평가나 아주 대표적인 게 살 쪘다, 살 빠졌다. 이런 것들이잖아요.

    ◇ 김현정> 살 빠졌다도 안 돼요? 살 너 쭉 빠졌네, 이거 안 돼요?

    ◆ 신지영> 왜 그런 얘기를 하죠. 사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저는 전적으로 MZ세대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살 쪘다, 빠졌다. 살 빠졌네라는 말 안에는 그 전에는 쪘었다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거고 살이 찌고 빠지고에 대한 어떤 외모에 대한 가치관이 들어가 있는 거 사실 좀 날씬한 것이 이게 베스트는 아닌 거잖아요. 그런 기준이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언짢을 수 있는 그런 평가는 하지 말자는 말씀.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사실 우리가 이런 인터뷰를 많이 했었어요. 그때마다 나왔던 게 취직 언제 하니, 성적은 어떠니, 결혼 언제 하니, 애는 낳니 마니, 이런 거 묻지 말라라는 말씀을 전문가들이 많이 하셨는데 오늘 신 교수님은 그것들 외에 이런 것도 조심하십시오. 시대에 맞는 어떤 조심해야 될 말들을 지금 세 개 꼽아주셨어요. 그러면 교수님 하지 말아야 될 말은 알겠는데 그러면 친척들, 일가친척 모이면 무슨 말해야 돼요, 뭐 얘기할까요.

    ◆ 신지영> 글쎄요, 무슨 얘기 할까요. 그런데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왜 이런 얘기를 할까요. 우리는 몇 살이니, 학교 언제 가니. 그러니까 인생의 주기별로 다 있어요. 하시는 말씀이. 커서 뭐 될 거니, 공부 조금 크면 공부 잘하니, 몇 등 하니. 그래서 대학 어디 갈 거니, 고등학교 정도 되면. 그다음에 대학 가면은 남성 같은 경우에는 군대 언제 갈 거니, 그러고 나서 군대 갔다 오면 졸업 언제 할 거니? 취업은? 애인은 있니? 결혼은? 애는? 둘째는? 정말 인생의 주기별로 다 있습니다. 이게.

    ◇ 김현정> 둘째 낳고 나면 셋째는 안 낳니, 요새 셋은 낳아야 돼.

    ◆ 신지영> 그렇죠. 그런데 이런 말 왜 할까요. 왜 할까.

    ◇ 김현정> 사실은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관심의 표현이라고 하는 거기는 하거든요. 막 싫다고 가족인데 싫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거든요.

    ◆ 신지영> 그렇죠. 사실은 관심의 표현이고 나 너하고 말하고 싶어, 번역기를 돌리는 그런 얘기예요. 그런데 이거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요. 대체로. 소위 손윗사람이 소위 손아랫사람에게 하죠. 예를 들어서 반대로 조카가 삼촌한테 취업 언제 하실 거예요. 예를 들면 아니면 좀 연세가 있는 삼촌한테 노후 준비하셨어요? 연봉 어느 정도 받으세요? 은퇴 이후에 뭐 할 건지 다 계획 세웠어요?

    ◇ 김현정> 그렇게 잘 안 묻죠.

    ◆ 신지영> 안 하죠, 사실은. 그러니까 관심을 표현하고 싶은데 새로 만났고 내가 어른이니까 좀 관심을 표현해서 뭔가 관계를 좀 더 부드럽고 좋게 하기 위한 얘기죠. 그런데 이런 거는 사실은 관심을 표현하겠다는 의도는 알겠는데 세련되지는 못한 방법이다.

    ◇ 김현정> 마음은 아는데, 마음이 이게 나쁘다는 건 알지만 정말 세련되지 못한 방법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 신지영> 그러니까 이런 말 왜 했나 잘 생각해 보면 그렇게 배워서 그래요. 그러니까 원래 언어라는 거는 이렇게 어떤 장면에서 관습적으로 나타나거든요. 습관적으로. 그러니까 이런 말 들었으니까 내가 명절에 만나면 이런 말 해야 되는 거구나. 나도 모르게 그런 말 싫었는데 그 위치가 되면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맞아요.

    ◆ 신지영> 그러니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이번에 사실 추석이 거리두기 완화되고 첫 번째 모든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합법적인 그런 가족 모임이 될 텐데 이때 처음으로 우리가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그런 때가 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김현정> 가장 좋은 대화 주제랄까요. 아니면 팁이랄까요. 어떻게 이렇게 좀 풀어가라라는 어떤 예시를 좀 주신다면?

    ◆ 신지영> 예를 들면 이 신조어 요새 많잖아요. 그런데 많은 어르신들이 신조어 잘 모르잖아요. 저를 포함해서. 그러면 신조어를 물어보는 거죠. 이런 말 내가 언뜻 들은 것 같은데 이게 무슨 뜻인지 왜 어떤 맥락에서 쓰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한번 알려 달라. 이렇게 얘기하면 자연스럽게 화제가 이런 쪽으로 나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상대 세대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을 물어보는 방식으로 위가 됐든 아래가 됐든 그런 식으로 대화를 좀 풀어가 보면 훨씬 분위기도 좋고 이럴 수 있다. 오해도 없고.

    ◆ 신지영> 그렇죠.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가 말 습관이 있는데 잘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부터 우리 청취자들도 그렇고. 우리가 말을 시작할 때 아니로 시작하는 게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습관이거든요. 말 습관.

    ◆ 신지영> 그렇죠, 말 습관이죠. 이번 추석에 만나면 아니시에이션이라고 우리 젊은 세대가 얘기하는데요. 아니로 시작하는 말, 아니시에이션 하지 마시고 맞다로 한번 시작해 보는 거죠. 무조건 맞아, 그럴 수도 있겠네, 이렇게 생각해, 이런 말로 시작해 보면서 대화를 이끌어 가면 훨씬 부드럽지 않을까요.


    ◇ 김현정> 굉장히 좋은 팁입니다. 저도 맞습니다로, 맞습니다로 한번 올 추석 열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 신지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려대학교 국문과 신지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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