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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이 부탁하신 것"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공소장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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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선배님이 부탁하신 것"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공소장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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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기밀 유출 무려 3번에 걸쳐 이뤄져
    계좌영장 내용 통째·압수수색 일시 등 유출
    수사관-쌍방울 이사, 카카오 보이스톡앱 이용
    쌍방울 변호사, '쌍방울 범죄사실.pdf'로 보관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쌍방울그룹 관련 수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검찰 수사관 A씨가 같은 수사관 출신의 쌍방울 임원 B씨에게 상세한 범죄사실은 물론 계좌압수수색영장 내용을 통째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 받은 A4용지 8장 분량의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의혹 사건 공소장에는 올해 5월부터 검찰 수사관 A씨가 어떻게 수사기밀을 유출하게 됐는지 배경부터 방법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A씨 등을 긴급 체포까지 한 배경에는 계좌 영장이 유출된 정황을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수사관 A씨는 지난 2월 '쌍방울그룹 배임·횡령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 6부(김영남 부장검사)에 발령 받았다. 약 3개월이 지난 시점, 과거 함께 근무했던 수사관 출신 쌍방울그룹 감사 B씨로부터 수사 관련 정보를 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B씨는 A씨에게 카카오 보이스톡 앱을 이용해 "'쌍방울그룹 배임·횡령 사건' 관련 검찰에서 무엇이 수사되고 있는 것인지 범죄 사실만이라도 좀 알려달라"고 했다.

    부탁을 받은 A씨는 5월 24일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에 접속해 '쌍방울그룹 배임·횡령 사건'의 압수수색검증영장 내용을 열람했다. 여기에는 쌍방울그룹 대주주나 임원 등 수사대상자에 대한 이름과 직업, 계좌번호 등 개인 정보 뿐 아니라 향후 수사할 수 있는 상세한 범죄사실, 금융계좌추적 대상자들의 이름과 법인명 등이 포함됐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본 뒤 그대로 복사해 한글워드프로세스에 옮겨 넣고 출력했다.

    같은 날 오후 6시반쯤 A씨는 B씨와 마찬가지로 카카오 보이스톡 앱을 이용해 전화를 걸었다. 그는 "선배님 저번에 부탁하신 것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집 앞에 000 주차장이 있는데 그쪽으로 오십시오"라고 말한 뒤 오후 8시쯤 범죄사실 등이 포함된 출력물을 B씨에게 전달했다.

    다음날 B씨는 수사기밀 문서를 쌍방울그룹 전반에 법률 자문을 하고 있는 변호사 C씨에게 건넸다. C씨는 이 기밀 문서를 '쌍방울 범죄사실.pdf' 라는 파일 형태로 만들어 보관했다. C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을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M에서 근무 중이며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처럼 수사기밀이 유출되고 약 일주일 뒤인 5월 31일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은 돌연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재 태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에 대한 적색 수배와 여권 무효화 등을 요청한 상태다.  

    쌍방울 그룹의 횡령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경기도청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연합뉴스쌍방울 그룹의 횡령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경기도청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수사기밀 유출이 한 번에 그친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중순쯤 쌍방울그룹 감사 B씨는 수사관 A씨에게 "요즘 부쩍 언론에서 수사 문의가 많이 들어 오는데 도대체 압수수색은 언제 나오느냐, 압수수색 시기를 알게 되면 좀 알려 달라"고 또 연락했다.

    A씨는 6월 20일쯤 수사팀이 '쌍방울그룹 배임·횡령 등 사건'과 관련해 쌍방울그룹 본사 및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다음날 오전 B씨에게 "어제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으니 참고하세요"라며 영장 청구 사실을 알려줬다. 그러나 압수수색을 하기로 했던 6월 22일 수사팀이 예정대로 압수수색을 집행 하지 않자 A씨는 즉시 B씨에게 "오늘은 압수수색 안 나간다"며 수사기밀을 또 다시 유출했다.  

    수사기밀 유출 범행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과정에서 발각됐다. 올 7월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가 이 대표를 변호했던 이태형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법인 직원의 PC에 수원지검 형사6부의 수사기밀 자료가 보관돼 있던 것을 발견했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1부(손진욱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A씨와 B씨를 각각 구속기소하고, 변호사 C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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