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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극우 방송 켜다 퇴거 조치…文 사저 경호 강화 첫날 '평온'



경남

    [르포]극우 방송 켜다 퇴거 조치…文 사저 경호 강화 첫날 '평온'

    다만 극우회원 몇몇 남아 있어 재차 시위 가능성 엿보여
    지지단체 "윤석열 대통령 경호 강화 지시 잘한 일"

    이형탁 기자이형탁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경호구역이 22일 확장됨에 따라 이곳에서 욕설 시위를 하던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의 소란이 줄어들어 마을은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였다. 다만 몇몇 회원들은 사저 앞을 거닐거나 논두렁 주변에 앉아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차 시위를 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취재진이 찾은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이날 0시부터 경호구역이 사저 울타리에서 최장 300미터로 구역이 확대되면서 경호가 강화됐다.

    경호처 직원들은 차량과 사저 300미터 바깥 검문소에서 사람들이 통행할 때마다 "어디 가시냐"고 묻고 검문을 했다. 이 자리는 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퇴임 날에 행사 인원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됐던 곳이다.

    평산마을 입구 쪽 청수골 가든(음식점)부터 평산마을 뒤쪽 지산마을 마을버스 종점(만남의 광장)까지 경호구역에 새로 추가됐다. 기존에는 경호처 직원과 경찰이 사저 바로 앞 검문소에서 검문과 통제를 해왔다. 극우단체 회원들은 문 전 대통령 퇴임 전인 4월말부터 현재까지 이곳 앞에서 욕설 시위를 줄곧 해왔다.

    22일 사저 앞 경호구역 내 극우회원이 파라솔을 세우고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22일 사저 앞 경호구역 내 극우회원이 파라솔을 세우고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사저 기준으로 300미터 바깥 양쪽 2곳(음식점, 만남의광장)에 검문소가 설치되면서 이중 경호막이 생긴 셈이다. 상대적으로 극우단체 회원들이 기존처럼 욕설 시위를 하는 데 위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호가 강화된 모습은 검문소 외에도 극우단체의 퇴거 모습과 경찰의 움직임 등으로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극우보수 유튜버 1명이 방송을 하다가 경호처 직원들에게 경호구역 300미터 밖으로 퇴거 조치됐다.

    보통 평일 오전에는 극우 회원들이 최근 경찰 협조에 따라 조용히 시위를 하다 오후부터 엠프 등을 틀며 크게 방송을 해왔다. 경호구역 내에서도 집시법에 따라 시위가 가능은 하지만 이날처럼 경호처가 극우회원에게 퇴거 등의 강한 제지를 한 상황은 기존과 같은 욕설 시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경호법은 경호구역에서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검색, 출입 통제, 위험물 탐지·안전조치 등 위해(危害)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은 이 규정에 근거해 이날부터 화약 등 인화성 물질, 총포·도검류, 폭발물, 기타 위해 도구 등 반입을 금지했다.

    22일 만남의광장 쪽 새로 설치된 검문소. 독자제공22일 만남의광장 쪽 새로 설치된 검문소. 독자제공
    이 때문에 극우 회원 몇몇은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휴대전화로 영상만 켜놓은 채 사저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다만 논두렁에 일부가 자리를 잡고 있어 언젠가 다시 시위가 이뤄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예전처럼 엠프 등을 켜면서 방송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경호법 등에 근거해 확성기와 스피커 부착 차량도 마을 진입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경호처와 함께 강력 제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 휴가 뒤 극우단체 회원들이 오전에는 되도록 조용히 하자는 경찰 협조에 응했으나 오후부터는 엠프 등을 켜며 일관되게 시끄러웠다"며 "논두렁에는 완충지대로서 남겨뒀으나 사저 쪽으로 뛰쳐가거나 하면 곧바로 퇴거 조치 등 제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지지단체와 개인 지지자들은 경호강화 소식을 듣고 찾아오기도 했다.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저들은 마을 주민과 문 전 대통령을 인질로 잡아서 돈을 벌고 있다"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경호 강화 지시는 참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지자 소희영(48)씨는 "진작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해줬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예우를 하고 마을이 평온해 보여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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