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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우에 무너진 벽 "원도심 비 피해 침수만 있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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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폭우에 무너진 벽 "원도심 비 피해 침수만 있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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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도심 전통시장 덮친 폭우에 상인들 한숨 '재난의 불평등'
    인천서 이재민 40여명 발생…대부분 '붕괴' 피해 원인

    8일 내린 비로 인천 동구 송현시장 내 3층 건물 벽이 무너진 모습. 주영민 기자 8일 내린 비로 인천 동구 송현시장 내 3층 건물 벽이 무너진 모습. 주영민 기자 

    "비 피해 무섭지만 장사 안 할 수 없어요"

    폭우경보가 내려진 9일 오전 인천시 동구 송현시장 내 주택가. 이곳에서는 전날 폭우로 3층짜리 상가주택 벽이 무너져 옆 주택가를 덮치면서 이재민이 발생했다. 벽이 무너진 건물 옆 주택에 살던 주민 5명은 인근 숙박업소와 친척집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무너진 건물 주변에 가벽을 설치하고 인근 통행로를 통제했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많은 양이 비가 내리면서 인근 상인들의 걱정도 컸다. 인근 상가들은 삼삼오오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렸지만 파리만 날렸다.
     
    피해주택 인근 식당 종업원은 "손님이 없어도 문을 닫고 집에 있는다고 더 안전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얼마 전 폭우 때는 반대편 건물이 무너져서 차량을 덮쳤다. 그때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비가 오면 또 언제 무너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현시장은 폭우 시 피해가 잦은 상습 재해지역이다. 그러나 비 피해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2016년에는 그릇도매상가 인근 보행로에서 반경 10m 규모의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심 지역인 송현동 일대는 지반 약화, 건물 노후화 등으로 조금만 비가 많이 내리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침수와 축대벽 붕괴 등의 형태로 발생했다. 이번 폭우 때도 이같은 현상은 반복됐다.
     
    올해는 아직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기상청이 호우경보를 발령하자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고 대피하거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송현시장 상가에서는 건물 문턱보다 높게 쌓은 모래 벽을 준비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시장 내 상가에서는 상가 입구를 모래 벽으로 막았지만 이미 전날 침수로 진흙이 쌓여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9일 인천 동구 송현시장 내 한 상점이 침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건물 문턱에 쌓은 모래 벽. 주영민 기자9일 인천 동구 송현시장 내 한 상점이 침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건물 문턱에 쌓은 모래 벽. 주영민 기자

    원도심 덮친 폭우에 상인들 한숨 '재난의 불평등'

    같은 날 오후 미추홀구 제일시장에서는 수해로 인한 응급작업이 한창이었다. 4차선 도로와 인접한 이 시장은 전날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도로가 잠겼고 흙탕물이 시장을 덮쳐 사람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등 시장 전체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갑자기 빗물이 시장에 들이닥치면서 가판에 있던 채소와 식재료 등이 떠내려갔고 일부 가게에서는 정전사태가 빚어졌다. 이날도 시장 통로 중간중간에 붉은색 고무대야 십수개가 놓여있어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원도심 전통시장인 이곳은 최근 배수시설을 정비하는 등 현대화사업을 했지만 이번 폭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침수로 인해 공용화장실도 막히면서 여자 화장실이 폐쇄돼 남자 화장실을 남녀공용으로 사용하는 불편한 상황도 벌어졌다.
     
    응급복구가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가게 문을 열고 영업을 재개하는 식당도 여러 곳 있었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기상청이 이날도 시간당 50~10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장 통로에서 내리는 비를 양동이에 담아 버리던 한 시장상인은 "이렇게 비가 내리면 오늘도 가게 걱정에 잠 못 잘 것 같다"며 "집중호우 때마다 원도심에 이런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동구 송현시장 내 상가건물 내부 모습.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가게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건물 바닥에는 빗물과 함께 유입된 진흙이 쌓여 있다. 주영민 기자인천 동구 송현시장 내 상가건물 내부 모습.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가게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건물 바닥에는 빗물과 함께 유입된 진흙이 쌓여 있다. 주영민 기자

    인천서 이재민 40여명 발생…대부분 '붕괴' 피해 원인

    인천시와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119에 신고된 호우 피해는 모두 336건이며 10개 군·구에도 277건이 접수됐다.
     
    지역별로는 부평구가 1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 40건, 미추홀구 30건, 동구·남동구 20건, 연수구 19건, 서구 18건, 계양구 6건, 옹진군 2건 순이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인천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부평구 271.5㎜, 중구 전동 223.1㎜, 연수구 187.5㎜ 등의 비가 내렸다.
     
    인천시는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10개 군·구와 인력 1200여명을 투입해 비상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수해로 숙박업소에 대피한 주민 41명에게는 숙박비와 식비 등 재난구호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중 이재민은 4가구 9명(동구 송현동 5명·계양구 계산로 4명), 붕괴 피해 우려에 따른 사전 대피자는 12가구 32명(중구 운남동)으로 집계돼 이재민 대부분이 침수가 아닌 '붕괴'를 피하기 위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인천 미추홀구 제일시장 내 한 상인이 폭우에 잠긴 시장 바닥을 양동이로 퍼내는 모습. 주영민 기자9일 인천 미추홀구 제일시장 내 한 상인이 폭우에 잠긴 시장 바닥을 양동이로 퍼내는 모습. 주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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