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감사원장(가운데)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왼쪽),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윤창원 기자최재해 감사원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 "안 그래도 올 하반기에 감사를, 기관운영 감사를 착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공수처에 대한 감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전 의원은 "공수처가 출범한 지 1년 정도 넘었다. 작년에 통신자료를 무분별하게 조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공수처 차장은 아무런 잘못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는 굉장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공수처가 감사원 감사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기관인가"라고 최 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최 원장은 "그렇지 않다. 행정기관이기 때문에 감사 대상이 된다"고 답했다.
"감사원,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기관" 발언에 질타도
최재해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윤창원 기자최 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의 역할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인가, 아닌가"라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고, 조 의원은 "제가 약간 충격이 왔다"며 "감사원은 대나무처럼 꼿꼿해야 하는데 갈대처럼 흔들흔들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무줄처럼 더 흔들흔들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감사원이 국정 지지율을 올리는 기관은 아닌가. 설마 거기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고, 그러면 어떤 의미에서 국정운영을 지원하느냐"고 재차 물었고, 최 원장은 "감사를 통해 정부가 잘되고, 그 정부가 잘됨으로써 국가가 잘되고 국민이 잘살게 되는 역할을 하는 게 감사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도 최 원장을 향해 "저도 귀를 의심케 한다"라며 "지금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도 되어 있지 않은 발언을 했길래 저도 한번 확인을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최 원장에게 "감사원법에 감사원이 대통령 소속이지만 직무상 독립한다는 말을 한번 잘 생각해 보시라"며 "왜 그렇게 됐나. 많은 감사원 직원들이 최재해 감사원장이 유병호 사무총장 뒤에 숨어있다고 쑥덕거리는 소리를 혹시 들어봤나"라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최 원장은 "저는 조정훈 의원의 질의를 받아들이기를, 대통령이 국가와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감사원이 도와주는 기관이냐라고 받아들여서 '그렇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