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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건설해야" vs "합의 왜 깨나" 격론 이어진 대저대교 공청회



부산

    "당장 건설해야" vs "합의 왜 깨나" 격론 이어진 대저대교 공청회

    찬성 "지역발전·교통난 해결하려면 기존 노선안대로 건설해야"
    반대 "필요성 검증 충분치 않은 상태서 밀어붙이기식 건설 안 돼"

    27일 부산 강서구청에서 부산시 주최로 열린 대저대교 시민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 김혜민 수습기자27일 부산 강서구청에서 부산시 주최로 열린 대저대교 시민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 김혜민 수습기자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를 횡단하는 부산 대저대교 건설과 관련해 열린 시민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27일 오후 2시 부산 강서구청 구민홀에서 부산시 주최로 열린 '대저대교 건설 시민공청회'에서는 모두 10명의 토론자가 부산시의 대저대교 건설안을 두고 각각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격론을 벌였다.
     
    앞서 부산시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제안한 4가지 대안 노선과는 별개로, 부산시의 기존 노선에서 위치를 낙동강하구 쪽으로 125m 내리고 교량 높이도 45m에서 25m로 낮춘 '환경영향 저감방안'을 제시하며 공청회를 열었다.
     
    27일 대저대교 건설 공청회가 열린 부산 강서구청 앞에서 지역 시민단체가 조속한 건설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혜민 수습기자27일 대저대교 건설 공청회가 열린 부산 강서구청 앞에서 지역 시민단체가 조속한 건설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혜민 수습기자
    이 안에 찬성하는 토론자들은 주로 경제성과 교통난 해결 등을 이유로 건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헌영 교수는 "낙동강환경유역청의 4가지 대안 노선은 너무나 돌아가는 노선이고, 공사비도 엄청나게 많이 든다"며 "교통 공학 전문가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노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 등록 대수가 계속 늘고 있고, 강서 지역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교통량도 2025년이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부산시의 안이 경제적 측면과 도로 과학적으로 봤을 때 최적의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녹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연합회 이남규 회장은 "4만여 명이 종사하는 강서 지역은 아침저녁으로 그야말로 출퇴근 전쟁이고, 물류도 엄청나게 불편한 점이 많다"며 "낙동강 횡단교량 건설은 서부산 산단 입주기업과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라고 강조했다.
     
    서부산시민협의회 김영주 회장은 "환경영향평가 45개 항목 중 3가지에 거짓이 있으면 보완하면 되는데, 환경단체는 마치 다 거짓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며 "환경단체의 논리는 다리를 놓지 말고, 지난 50년간 개발에 제약이 많았던 강서를 개발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고 목소리 높였다.
     
    27일 대저대교 건설 공청회가 열린 부산 강서구청 앞에서 지역 환경단체 등이 부산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박진홍 기자27일 대저대교 건설 공청회가 열린 부산 강서구청 앞에서 지역 환경단체 등이 부산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박진홍 기자
    이에 맞선 환경단체 등은 부산시가 자신들이 서명한 협약을 무시하고,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낙동강유역환경청·부산시·환경단체가 맺은 협약에 따라 4가지 대안 노선이 도출됐으나, 지난해 12월 1차 라운드테이블에서 부산시는 약속을 어기고 현재 제시하고 있는 건설안을 들고 나왔다"며 "이 공청회도 기존 안을 밀어붙이기 위해 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낙동강하구에 교량만 27개고, 16개를 더 만들려고 하는데 이 가운데 대저대교 등 3개 교량이 정말 필요한지, 교통난 해소 효과가 있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라며 "환경을 지키면서 발전하자는 게 시대의 요청인데 부산시는 22년 전 계획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부산시의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가 거짓부실로 판명이 난 것 자체가 우선 부산시민에 대한 상당한 모욕"이라며 "이후 공동조사에서 기존 노선이 멸종위기종 등에 큰 영향을 준다고 판명돼 4가지 대안 노선이 나왔는데, 이마저도 파기한다는 건 부산시가 부산시민에게 천명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다리 건설이 왜 필요한지 따져보려면 교통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와 조사가 필요한데, 부산시는 시민사회가 요청한 관련 자료를 하나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서부산이 낙후한 건 그동안 부산시가 동부산에 각종 행정·재원을 집중했기 때문이지, 다리가 없어서 발전하지 않은 게 아니"라고 말했다.
     
    대저대교 조감도. 부산 강서구 제공대저대교 조감도. 부산 강서구 제공
    이처럼 단상 위에서 토론자 간의 격론이 이어진 가운데, 방청석에서는 주민들이 각자 찬성하는 의견에 박수를 보내거나 반대 의견에 고성을 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장외 여론전도 치열해 이날 공청회를 앞두고 강서구청 앞에서는 대저대교 건설에 찬성하는 지역 시민단체의 서명운동과 부산시의 공청회 개최를 규탄하는 시민·환경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기도 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부산시는 다음 달 3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는 오는 29일 오후 3시 부산시의회에서 최적의 대안 노선 도출을 위한 범시민토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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