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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윗선의 압력"…'경찰국 신설' 강력 반발, 초유의 충돌



사건/사고

    "장관 윗선의 압력"…'경찰국 신설' 강력 반발, 초유의 충돌

    경찰청, 주말 '총경 모임' 주도자에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 위반 '대기발령'
    징계 대상 류삼영 서장 "회의 결과, 윤희근 후보자에 보고하기로… 윗선 개입"
    '대기발령 사태' 반발 확산… 총경 이어 경감·경위 회의도 예고
    25~29일 경찰청 앞 전국경찰직협 회장단 1인 시위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연합뉴스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회의 직후 회의를 주도한 서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처가 이뤄지면서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기발령을 받은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은 "경찰청장의 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윗선의 지시"라고 반발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총경 회의에 이어 경감·경위 등 현장팀장 회의도 예고됐다.

    최초 일선 모임인 경찰 직협(전국경찰직장협의회) 차원의 반발에서 촉발된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조치에 대한 반대 기류가 현직 경찰 간부들이 대거 참여해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형국의 초유의 사태가 돼 가고 있다.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전날 오후 7시 30분쯤 회의를 주도한 류 서장을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청의 만류에도 회의 개최를 강행해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또 현장에 참석한 총경급 경찰관 56명에 대해 감찰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서장 "복종의 의무는 직무 관련 명령에만 해당"




    류 서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복종 의무 위반은) 말도 안 된다. 이번 회의 개최 전에 경찰청장 후보자 측과 연락해 회의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약속을 해둔 상태였다"며 "결과 보고를 약속한 상태에서 직무 명령을 갑자기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총경이 약 600명쯤 되는데 그 중 10% 인원만 (현장에) 참석했고, 나머지는 화상으로만 참석했다"며 "그것도 휴일에 개인적으로 여행 허가를 받고, 여행 중에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직무 수행과 관련이 없으므로 (복종 의무 위반은) 직권 남용"이라고 설명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후보자)이 이번 회의를 미리 인지했으며, 만류하긴 했어도 특별히 불법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또 국가공무원법상 복종의 의무는 직무와 관련된 명령이어야 하는데, 이날 참석한 서장 및 총경들은 주말에 여행 허가를 받고 세미나를 참석했기 때문에 직무 명령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대기발령 조처에 대해 류 서장은 '윗선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류 서장은 "회의 개최 전에 인지하고 이후 결과를 보고받기로 했던 경찰청장(후보자)의 태도가 갑자기 바뀐 데에는 윗선의 압력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행안부 장관 혹은 그 이상의 경찰청장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의 개입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서장의 대기발령 사태로 인해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일선 경찰들의 반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총경 회의에 이어 경감과 경위 등 전국 규모 회의도 예고됐다. 이날 서울 광진경찰서 소속 김성종 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30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감과 경위 등의 계급 경찰을 대상으로 전국 현장팀장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는 일선 경찰들도 반발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경찰서 과장(경정)은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 찬반 논란이 있더라도 이런 식으로 총경 회의 직후 대기발령 조처를 내리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며 "결국 길들이기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경찰관(경사)은 "사상 초유로 총경들이 모여서 회의하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는데 어느 정도 인정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윗선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징계를 내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 내부망에서는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찰직장협회 회장단은 25일부터 29일까지 류 서장 대기발령 사태와 관련해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같은 기간 서울역, 용산역에서는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열 계획이다.

    경찰청 "복무규정 위반 검토, 엄정 조치" 행안부 "드릴 말씀이 없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행안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반면, 경찰청 수뇌부는 강경한 입장이라 향후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 내부 갈등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류 서장 대기발령 사태에 관련해 별 입장을 내지 않고 사태 추이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날 "드릴 말씀이 없다"며 "행안부가 입장을 낼 상황이 아닌 것 같다. 따로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은 회의 당일 "이번 총경급 회의와 관련해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강행한 점에 대해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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